최근 여름방학을 맞아 용돈벌이와 경력을 위해 ‘방학캠프’ 도우미로 참가하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일부 캠프에서 이들이 ‘착취’ 수준에 가까운 대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사는 대학생 최모(27)씨는 최근 논산에서 모 캠프업체가 주관하는 영어캠프에 참가했다. 처음에는 학습 도우미 역할로 참가했지만 최씨가 캠프에 도착했을 때는 업체 사장과 아르바이트 대학생들만 있을 뿐 전문강사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대학생들은 반나절 동안 기본교육만 받고 캠프 진행강사로 바로 투입됐다. 업무시간은 오전6시에서 캠프 참가 학생 500여명이 잠든 것을 확인하는 자정까지. 일당은 3만원에 불과했다. 최씨는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완전히 노동 착취”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문화관광부 산하 국제청소년문화협회가 운영하는 캠프나라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1,000여개에 달하는 국내 캠프 중 80% 이상이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해 단기간에 간단한 교육을 실시한 후 바로 캠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캠프업체들이 직원이 2~3명에 불과한 영세한 업체들이기 때문인데 교육업체가 아닌 이벤트업체가 캠프를 주관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업체의 한 관계자는 “방학 중에만 개최되는 캠프를 위해 정규 직원들을 채용하기는 부담스럽고 캠프가 개최되지 않을 때는 마땅한 수익도 없어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및 지자체 캠프마저도 사정이 열악한 곳에서는 대학생 자원봉사란 명목으로 대학생들을 대거 채용, 자원봉사 시간과 일정금액을 지급하고 학생들을 맡기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들의 경우 재원과 인프라가 부족해 영어캠프에 원어민 강사를 섭외하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캠프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대학생 아르바이트생과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함께 피해를 입고 있다. 실제로 현재 경기도 모처에서 진행되는 한 여름캠프는 K이벤트사가 대학생 20명을 채용해 하루 2,000~3,000명을 대상으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캠프 겉핥기’만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이들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의 피해는 노동당국의 감시망에도 잡히기 힘든 실정이다. 이성열 서울지방노동청 감독관은 “18세 미만 연소근로자들의 여름방학 아르바이트는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지만 대학생의 경우 일반인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특별히 점검하지도 못하는 사각지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