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게임업체들 흔들린다
액토즈등 이미 외국업체에 넘어가… 웹젠도 위기한빛소프트 매각 계기로 시장 재편 가속화 할듯
임지훈
기자 jhlim@sed.co.kr
1세대 게임 업체들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의 게임산업을 이끌어 왔던 10년 전통의 한빛소프트가 신생 게임업체인 티쓰리엔터테인먼트(T3)로 넘어간 것을 신호탄으로 시장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 유통사로 한국 게임산업을 주도해왔던 한빛소프트가 오디션 하나로 떠오른 회사에 넘어간 것은 인수합병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한빛소프트가 넘어간 배경은 패키지 게임 배급사에서 온라인 게임 서비스사로서의 변신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퍼블리싱사로서 게임 개발사들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했지만 이렇다 할 성공작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차기작 ‘힐게이트 런던’의 시장 반응이 냉담한 것도 한빛소프트가 무너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번 사례는 1세대 게임 업체라 할지라도 경쟁력이 없으면 시장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실제 액토즈소프트와 그라비티 역시 각각 중국과 일본업체에 넘어갔다. 웹젠도 위기에 처해있긴 마찬가지다. 엔씨소프트, 넥슨 등 선두업체들은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특정 게임에 매출이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T3의 한빛소프트 인수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될 경우 게임 시장에서 하나의 성공 사례로 자리 잡음과 동시에 시장 재편이 급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만 한빛소프트 회장은 “게임사들을 인큐베이팅하는데 투자를 했지만 손실이 컸다”며 “글로벌 게임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으며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T3와 한빛소프트는 21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사 비전과 향후 경영전략에 대해 밝혔다. 김기영(사진) T3 사장은 이날 “T3의 게임 개발력과 한빛소프트의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화 하는 한편 한빛을 통한 우회상장 등 다양한 기업공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맥사이트 기능을 보강한 댄스게임 ‘오디션2’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만 한빛소프트 회장은 당분간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등기이사이자 2대 주주로 회사의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