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동네 중국음식점·분식집 문닫는다

밀가루·식자재값 치솟고… 경쟁도 치열하고…<br>"가격올려도 수지 않맞아" 1년새 646곳 폐업<br>도심보다 서민 주택 밀집지역서 특히 심해



동네 중국집과 분식집들이 문을 닫고 있다. 치솟는 밀가루 가격에다 식용유, 야채 등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갈수록 장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음식 가격도 올리긴 했지만 경쟁이 치열해 밑지고 팔아야 하는 상황에까지 직면, 아예 폐업 신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중앙회에 등록된 중화식과 분식 회원사는 각각 2만788개사와 3만3,449개로 지난해 2월과 비교해 각각 195개사와 451개가 줄어들었다. 특히 이 같은 중화식과 분식 회원사의 감소세는 밀가루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12월 말부터 본격화돼 한 달 만에 중화식 회원사 112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문을 닫는 중국집들은 대체적으로 주택가가 밀집된 지역들에 위치하고 있다. 사무실이나 공장들이 있는 서울시내의 종로구, 중구, 구로구, 금천구 등은 그나마 장사가 돼 새로 오픈하는 중국집들이 있지만 용산구, 광진구, 양천구, 동작구, 강서구, 송파구 등은 지난해 2월보다 중국집이 눈에 띄게 줄었다. 분식집들의 상황은 더 안 좋다. 서초구, 서대문구를 제외하고 서울 시내 전 지역의 분식집 수가 줄어든 가운데 용산구, 동대문구, 강서구 등은 전체 분식집 10%가 지난해 말과 올 1월 사이 문을 닫았다. 문을 닫는 중국집과 분식집은 2, 3월 들어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밀가루 가격 인상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서민들의 외식비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용산구청에 문의한 결과, 지난 2월 음식점 폐업 신고가 개업보다 2배 이상 늘었고 3월 들어서도 폐업 신고가 증가했다. 서민 외식으로 불리던 중국집과 분식집의 폐업의 직접적인 원인은 밀가루를 비롯한 식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최근 39개 외식품목 가격의 2월 상승률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보다 자장면이 9.2% 오르고 짬뽕과 볶음밥이 각각 7.9%, 6.2% 상승하는 등 중국음식이 가격 상승률 1∼3위를 휩쓸었다. 또 분식집의 주 메뉴인 칼국수와 라면도 각각 4.9%, 3.8% 오르면서 외식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지만 원료 값 상승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식당 운영업자들의 항변이다. 마포에서 미성루라는 중국집을 운영하는 김택원(46)씨는 “자장면 값을 500원 올렸다고 말들이 많은데 자장면을 만드는데 밀가루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식용유와 춘장, 야채, 달걀 등도 들어가는데 모든 식재료 값이 작년보다 3배나 올랐다”며 “여기다 가스비에 전기세, 인건비까지 뛰어 장사해도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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