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성장국가 '2단도약' 비결] <2-4> 스페인

개방경제로 파이 키운다<br>"기업하기 좋아졌다" 떠났던 공장들 U턴<br>고용유연화에 성공 '유럽의 제조기지' 도약<br>EU 가입후 경제체질 개선따라 외자도 밀물<br>이젠 해외진출 적극 "세계6위 투자국" 부상

스페인은 노사 대타협과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단기간에 경제규모를 키우는데 성공했다. 최근 동유럽 공장을 스페인으로 옮긴 자동차회사 쎄아뜨의 마뜨로렐 공장에서 신차가 만들어지고 있다.

스페인은 노사 대타협과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단기간에 경제규모를 키우는데 성공했다. 최근 동유럽 공장을 스페인으로 옮긴 자동차회사 쎄아뜨의 마뜨로렐 공장에서 신차가 만들어지고 있다.

스페인은 노사 대타협과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단기간에 경제규모를 키우는데 성공했다. 최근 동유럽 공장을 스페인으로 옮긴 자동차회사 쎄아뜨의 마뜨로렐 공장에서 신차가 만들어지고 있다.

“쎄아뜨가 돌아왔다!” 스페인의 최대 자동차 업체인 쎄아뜨의 안드레아 슬리프 회장은 2004년말 주력모델중의 하나인 ‘아비지아’ 생산라인을 스페인 마뜨로렐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2년 9월 스페인의 까딸루냐주에서 싼 임금을 좇아 슬로바키아로 떠났던 연산 2만대 규모의 제조공장이 스페인으로 유턴한 것이다. 슬리프 회장은 이 같은 공장 복귀에 대해 “노사가 고용 유연화에 합의했기 때문”이라며 “2년 전과 완전히 다른 ‘뉴 쎄아뜨’를 만들기 위해 보다 높은 생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쎄아뜨 경영진과 노동단체인 UGT는 종업원 해고를 보다 자유롭게 바꾸는 내용의 새로운 노사관계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공장이 사라지면 결국 노사 모두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럽의 제조기지로 도약=스페인은 지난 70년대 후반부터 유럽 경쟁국에 비해 낮은 임금과 우수한 생활여건, 지리적 인접성의 이점을 살려 외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덕택에 스페인은 유럽의 섬유ㆍ제화 생산기지이자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발돋움했다. 외국인 투자 유치는 고용창출ㆍ첨단기술 확보ㆍ선진 경영기법 도입ㆍ지방경제 활성화ㆍGDP증가 등 1석5조의 값진 효과를 일궈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동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생산기지로 부상하자 스페인은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삼성전자도 바르세로나 공장을 슬로바키아로 옮겼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돌아온 쎄아뜨’는 수년동안 국가경쟁력을 키운 스페인의 승리로 손꼽힌다. 하이메 에비아 루이스 노동부 고용국장은 “동유럽보다 앞선 노동생산성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노사의 노력으로 공장이 하나둘씩 스페인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공장이전 문제는 다른 서유럽국가에 비해 훨씬 양호한 편”이라고 미래를 낙관했다. ◇개방경제로 성장 발판 마련=‘스페인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성장의 한 축을 담당한 외자유치는 개방경제 체제의 선물이다. 스페인기업인연합회의 호세 마리아 라카사 이사는 “70년대 중반 이후 스페인 경제의 폐쇄성에 따른 경쟁력 저하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였다”며 “86년 유럽연합(EU) 가입후 경제성장과 세계화가 급속히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EU가입을 계기로 스페인은 물가를 안정시키고 예산적자를 줄이는 등 EU기준의 거시 경제정책을 받아들여 경제구조를 견실화했다. 평균 6%이던 인플레가 3%대로 안정되고, 정부재정도 균형이 잡히는 등 선진국 경제체질로 탈바꿈했다. 라카사 이사는 “노동과 자본시장 개방을 통해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환경이 대폭 개선됐다”며 “이런 노력으로 세계 12위의 투자유치국으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개방경제의 효과는 금융기관의 경쟁력도 강화시켰다. 스페인이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의 금융감국이란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계 1,000대 은행중 45개가 스페인 은행이다. EU수준에 맞추기 위해 재정적자도 확 줄였다. 이 과정에서 공기업이 과감히 수술대에 올랐다. 700여개의 공기업이 민영화되거나 청산됐다. 대표적인 부실기업으로 꼽히던 이베리아항공도 대표사례중의 하나였다. 실비아 카이로 호르단 이베리아항공 부사장은 “96년부터 정부는 적자 공기업에 지원을 끊었다”며 “이후 이베리아항공은 임금을 15% 낮추고 종업원의 12%를 명예퇴직시키는 등 구조조정을 벌여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회상했다. 호르단 부사장은 “노사 모두 개혁에 공감했기 때문에 노사분규는 전혀 없었다”며 “2001년 4월 마드리드증시에 상장했는데 현재 주가는 주당 1.19~2.20유로로 아메리카에어라인보다 비싸다”고 자랑했다. 스페인은 이제 개방경제의 강점을 앞세워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프라산업 의 경우 스페인 회사가 세계 10대 기업에 5개나 차지할 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ACSㆍFEROVIALㆍOHLㆍFCCㆍACCIONA 등 인프라 대기업들은 영국 지하철이나 멕시코공항, 캐나다 고속도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옛 식민지였던 중남미 국가로의 진출은 경쟁국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김갑수 대우인터내셔널 마드리드 지사장은 “스페인은 매년 200만 달러를 투자하는 세계 6위의 주요 투자국”이라며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스페인이 탄탄해진 국력을 바탕으로 다시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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