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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21세기 소비문화 '이브의 선택'에 달렸다

골드미스·루비족 등 소비성향 높은 여성 증가<br>먹거리부터 금융상품까지 전용 상품 '줄줄이'<br>마케팅 우위선점 위해 여성 창업자 크게 늘어

여성전용 피트니스 센터 ‘커브스’


SetSectionName(); [리빙 앤 조이] 21세기 소비문화 '이브의 선택'에 달렸다 골드미스·루비족 등 소비성향 높은 여성 증가먹거리부터 금융상품까지 전용 상품 '줄줄이'마케팅 우위선점 위해 여성 창업자 크게 늘어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여성전용 피트니스 센터 ‘커브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 올 2월 SC제일은행 도곡동지점 2층에 여성전용 PB(private banking) 센터인 '레이디팰리스 센터'가 문을 열었다. PB센터 문을 열고 들어서니 천장에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달려 있고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배치돼 있다. 1층 입구에 마련된 골프 퍼팅장에서는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골프 연습을 즐기고 있다. 고급 저택에나 있을법한 새하얀 계단을 따라 2층에 올라가면 실버톤의 휘장으로 가려진 여성 전용 파우더룸과 세미나룸이 나타난다. 앞쪽에는 PB들이 고객들과 상담을 나누는 사무실이 깔끔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선 매달 여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취미ㆍ재테크 강좌가 열리고 골프모임, 학부모 모임 등 강남 아줌마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커뮤니티 활동도 지원한다. 건물 안 어디에도 SC제일은행 PB센터라는 표시가 없어 건물 안에 있다보면 은행인지, 카페인지, 문화센터인지 착각할 정도다. 김형숙 SC제일은행 여성전용 금융플라자 센터장은 "레이디팰리스지점을 은행이 아닌 여성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서 간판도 달지 않았고 최대한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꾸몄다"며 "직원들과 함께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좋은 상품을 소개받고 재테크 정보도 공유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들어 여성전용 객장 오픈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증권이 지난해 10월 강남역 인근에 문을 연 여성전용객장 부티크모나코 지점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아이디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차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른 금융업체들도 앞다퉈 여성전용 객장 오픈을 검토중이다.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상품과 서비스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2006년 10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서 여성이 상거래를 좌지우지하는 '위미노믹스'(Women과 Economics를 합성한 신조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한 이래 한국에서도 위미노믹스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다. 학교에서는 '알파걸'(학업과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자에 뒤지지 않는 엘리트 소녀), 직장에 들어가면 '골드미스'(탄탄한 직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독신생활을 즐기며 자기계발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 싱글 여성), 결혼후 나이가 들면 '루비족'(Refresh(상쾌한), Uncommon(평범하지 않은), Beautiful(아름다운), Young(젊은) 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소비성향이 높은 40~50대 여성) 등이 갈수록 늘어나는데 따른 결과다. 이들 큰손 여성은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고 가정의 소비습관을 결정하며 입소문을 통해 소비 문화를 이끌어가는 21세기 소비문화의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여성이어야만 우대받을수 있는' 식당, 호텔, 휘트니스클럽, 은행과 증권사 객장 등 우리사회 곳곳에 확산되고 있는 금남(禁男)의 공간을 통해 막강해지는 위미노믹스의 위력을 실감해봤다.』 ● 에덴을 뛰쳐나온 이브들, 시장으로 가다 사회학자인 페이스 팝콘은 ‘클릭! 이브 속으로’라는 저서에서 이브(Eve)와 혁명(revolution)의 합성어인 ‘이브올루션(EVEolution)이라는 용어를 소개하며 “미래사회에서는 여성을 아는 자만이 마케팅에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브올루션이란 소비 영역에서 여성이 남성을 압도할 만큼 지배적인 세력이 된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유엔 미래보고서는 지난해 11월 ‘10년후 세계’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통해 2018년에는 모든 소비재의 70%를 여성이 구매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2010년 무렵에는 여성이 만지는 돈이 미국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와 갤럽의 전망도 나와 있다. 이처럼 여성이 소비파워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금 “여성 소비자에 대한 기업 전략 역시 기존의 남성 중심 전략과는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페이스 팝콘은 주장한다. 여성전용 상품과 여성정책 봇물 21세기에 접어들자마자 대한민국에는 이브올루션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쇼핑, 외식 공간에 여성만의 휴식공간이 만들어지고 자동차, 스포츠용품, 금융 상품 등 주타깃이 남성 고객이었던 상품군에서도 여성을 겨냥한 별도 라인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여성전용 상품이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온 곳은 금융권이다. 98년 LG카드가 최초의 여성 전용카드인 LG레이디카드를 출시한 이후 현대카드, 신한카드 등 대부분의 카드사가 여성전용 카드를 출시했고 최근에는 KB국민은행이 여성의 연령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세 가지 타입으로 서비스를 세분화한 KB 스윗카드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용 할인혜택이나 건강검진 할인, 우대 금리 적용 등의 서비스를 포함한 은행권 여성전용 예금상품도 인기다. 자동차업계도 여성 소비자들에게 눈을 돌렸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여성고객에게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메르세데스 레이디스 데이'를 정기적으로 개최, 드라이빙 매너교육, 패션쇼 등을 진행한다. 현대자동차는 여성고객 전용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적극적인 여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키가 작은 여성들이 가속ㆍ브레이크 페달에 쉽게 발을 올리도록 페달 위치를 앞당길 수 있게 제작한 현대차의 소나타 엘레강스부터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쉽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의자 높이를 낮춘 현대 투싼과 GM대우 윈스톰까지 여성 맞춤 자동차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신촌의 한 여성 전용 낙지찜 전문점은 술에 취해 시비를 걸기 일쑤인 남자 손님들을 더 이상 받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여성고객과 여성을 동반한 남성고객 이외에는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자만 모시겠다’고 선언한 이후 매장 분위기는 훨씬 부드러워 졌다. 취객에게 시달리는 일도 없었고 손님들이 낙지찜을 외면한 채 술잔만 기울이는 일도 사라졌다. 여심 잡기에 나선 것은 기업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여행 프로젝트)’를 주요 사업으로 추진, 하이힐이 끼기 쉬운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일부터 여성 전용 창업센터, 육아플라자 확대 설치까지 크고 작은 여성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여성이 블루오션이다 기업과 정부가 앞다투어 여심몰이에 나선데 대해 최숙희 대홍기획 브랜드연구소 부장은 “최근 골드미스, 어라운드 포티(around 40s) 등 강력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자신을 위한 소비를 즐기고 자신의 이익에 맞게 의사결정을 하는 여성들이 등장한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남성들은 군 입대와 취업난으로 사회 진출 시기가 더욱 늦어지는데 반해 남성보다 사회 진출이 비교적 이른 여성들이 남성들이 채우지 못한 매출을 대신 채워주는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했다는 게 최 부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9월 국내에서는 최초로 여성전용 객실과 라운지 등으로 구성된 ‘레이디스 플로어’를 오픈한 롯데호텔 서울은 ‘불황의 사각지대’에 있는 30대 이상 미혼 여성층에 주목했다. 서광일 롯데호텔 서울 홍보팀장은 “가족단위 고객들이 장기 불황에 대비해 허리띠를 조이는 데 반해 골드미스들은 미용관리나 취미활동 등을 통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푼다”며 “연말파티, 결혼 전 브라이덜 샤워 등 여자들만의 파티를 위해 호텔 객실을 찾는 수요가 매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일대에 속속 등장하는 여성전용 바(bar) 역시 골드미스들이 타깃이다. 여성전용 바에선 훤칠한 키에 모델 같은 20대 남성들이 서빙을 하고 여성 고객들과 대화를 나눈다. 일부 여성들은 특별한 날 바를 빌려 동성친구들과 파티를 즐기기도 한다. 이처럼 경기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높은 브랜드 로열티를 자랑하는 여성 고객들은 기업 입장에서 불황기에 놓쳐선 안 될 핵심 고객이다.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김경란 차장은 “여성들은 발품과 손품을 팔아가며 선택한 브랜드에 자연스럽게 로열티를 갖게 되며 웬만해선 한번 결정한 브랜드를 버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필요에 의해서만 제품을 구입하는 남성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입하기까지 들인 노력이 적은 만큼 브랜드 로열티도 약한데 반해 최대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평가해 브랜드를 선택하는 여성들은 브랜드 로열티가 강할 수밖에 없다는 것. 여성 고객들은 구전과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입소문을 퍼뜨리며 기업으로선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광고효과를 낸다. 엄마가 사면 온가족이 산다 엄마(혹은 아내)의 소비가 가정의 소비 습관을 견인하는 ‘동반 효과’ 역시 기업들이 여성마케팅에 주력하는 이유다. 남성 고객층이 두터운 상품군에서도 동반효과는 효력을 발휘한다. 대홍기획 라이프스타일 조사에 따르면 지난 98년만 해도 골프용품이나 자동차, 금융상품 등은 전통적으로 남성이 구매 결정권한을 쥐고 있던 상품군이었으나 2008년 조사에서는 부부가 공동으로 결정하거나 아내가 결정한다는 응답이 눈에 띄게 늘었다. 날로 커지는 사교육 시장에서도 최종 구매결정자는 여성들이다. 자녀가 수강할 학원을 결정하고 어떤 과목을 수강할지, 자녀가 다니는 학원을 다른 엄마들에게 알려줄지 등을 결정하는 것 모두 여성의 몫이다. 가구 지출비용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자녀교육 비용의 결정권자에서 나아가 사교육 시장을 주무르는 주체가 바로 여성이다. 주부들은 이제 가정경제를 이끄는 부장이자 임원이자 CEO로서 더 큰 의사결정력을 확보하게 됐다. 여자 마음은 여자가 안다 여성들의 소비 결정력과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여성 창업자들이 증가하는 선순환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아무래도 여성을 겨냥한 마케팅에는 여성들이 유리하다 보니 여성용 의류나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온ㆍ오프라인 사업에 뛰어드는 여성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여성전용 피트니스클럽으로 잘 알려진 커브스는 전국 28개 지점 중 70% 이상을 여성 점주들이 운영하고 있다. 회원들은 물론이고 트레이너와 매니저 등 스태프들도 100% 여성이다. 지난 1월 마포점을 오픈한 우금희 대표는 “모든 스태프가 여자들이다 보니 여성회원들이 좋아할 만한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기 쉽다”고 말했다. 피트니스클럽 운영 방식도 기존 헬스클럽을 운영했던 때와는 차원이 달라졌다. 우 대표가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회원들과 친밀감을 쌓는 것. 우 대표는 “회원들과 식단이나 생활 습관을 체크하고 다이어트 계획을 함께 짜며 친분을 쌓고 있다. 감성터치가 우리 헬스장 성공의 키워드”라고 전했다. 현대증권의 여성전용 객장 부티크모나코 지점은 아이디어를 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직접 여고 동창들을 초대해 경기여고 60회 동창회 행사를 이곳에서 가졌다. 이달초 그룹 인사에서는 여성 지점장이 임명돼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경우 특히 현대의 기존 이미지를 부드럽고 세련되게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는 여성고객들에 어필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여성 객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초의 여성전용 PB센터인 SC제일은행 레이디팰리스센터 역시 “여자 마음은 여자가 가장 잘 안다”는 전략 아래 여성 센터장이 운영하고 있다. 센터장은 PB센터 주부 고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주말 골프모임에 함께 참여하는 등 여성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친분을 쌓고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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