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산업현장 요구와 거리 먼 대학교육

대기업 진출 상위 10개학과 계열 중 9개가 공학계열이란 한국교육개발원 조사는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공학계열은 경제학이 7위로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그러나 신입사원을 채용한 기업 10개 중 8곳은 이들을 산업현장에 적합하도록 재교육하는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입하고 있어 대학교육이 아직도 산업현장의 요구와는 괴리가 있음이 재확인됐다. 기업이 신입사원을 뽑으면 산업현장에 맞도록 재교육을 시키는 것은 매년 반복되는 일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은 신입사원 재교육에 1인당 평균 7.4개월에 2,406만원을, 중소기업도 6.2개월에 1,241만원을 쏟아 붓고 있다. 신입사원의 87.4%가 현장실무 지식이, 8.1%는 전공지식이 각각 부족했다. 대학에서 무엇을 가르치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경쟁사회 부합정도가 바닥권이라는 사실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조사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최근 대학과 기업이 산학협동 교육에 관심을 가지면서 대학에서 얻은 지식과 기술의 산업현장 부합도는 높아지는 추세지만 아직도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신입사원의 입사 직후 이직률이 높은 것도 산업현장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대학과 기업이 손을 잡고 기업이 주문한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는 것은 이런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기업도 뒤에서 대학교육에 대해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쓴 소리도 해야 한다. 대학에서 배출한 인재를 받아서 쓴다는 소극적인 자세로는 날로 심해지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특히 이공계출신의 산업현장 부합도를 높이는 것은 이공계 기피현상과 신입사원의 중도탈락을 막는 이중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업과 대학은 신입사원을 산업현장에 맞도록 재교육시키는 것은 시간과 돈의 낭비를 넘어서 국가경쟁력 향상의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산업현장에 부합되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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