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홍금선 "中에 재대로 된 골프 전할래요"

[골프와 사람] 홍금선 랴오닝성 톄링 용산CC 사장<br>농업대학 내 부지 임대해 골프장 조성… 기본 에티켓 알려 참재미 느끼게 도울터


“중국 사람들 스코어 끝까지 세는 것은 철저하죠. 크게 내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룰이나 에티켓은 잘 어깁니다. 모르기 때문이에요. 골프의 기본을 제대로 알려서 그들도 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서둘러 기내식 먹고 나면 도착하는 중국 요령성 선양에 사무실을 두고 그 곳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철령에서 용산CC를 운영 중인 홍금선(42ㆍ사진) 사장. 그는 포장을 좀 하면 ‘아직 불모지나 다름없는 중국 동북부에 골프 제대로 알리려는 소명’을 가슴에 품고 있다. 그의 표현으로는 “그냥 내가 답답하니까 고쳐보려는” 마음이다. 건설 시행과 여행 등 다양한 업종을 거치며 경영이력을 쌓은 홍 사장은 5년 전 아파트 개발 사업을 위해 선양을 찾았다가 투자 자금 회수 차원에서 2년 전 골프장 건설을 시작했고 6개월 지난 뒤 아예 짐 싸 들고 황해를 건넜다. 지난 7월 18홀 코스 공사를 마쳤지만 클럽하우스는 아직 공사 중이고 코스에 손 볼 곳이 좀 남아 그는 요즘도 바쁘다. 철령 용산CC의 모 기업으로 자원개발 업체인 서초동의 SGPMC에도 석 달에 두 번 꼴로 귀국해 들른다. “용산CC는 철령 농업대학 내 부지를 50년 임대해 조성했고 골프학과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홍 사장은 “골프학과 학생들뿐 아니라 7명의 교수진이 골프장 부설 연습장에서 기량을 익히고 우리가 번역해 준 자료로 공부한다”고 소개했다. 2005년 개설된 골프 학과는 첫해 50명, 지난해 300명이 입학했고 올해 9월 또 300명이 들어 올 예정이다. 이어 “덕분에 다른 골프장에 비해 안정된 기반을 가진 것이 특징”이라며 “그러나 주요 고객은 이제 막 골프에 입문하는 중국의 상류층”이라고 했다. ‘돈 많고 배경도 든든해 어디서나 제왕처럼 대접 받는’ 그들은 “특유의 과시욕 때문에 친구가 회원권을 사면 덩달아 구입해 골프장에 바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홍 사장의 설명. 매너나 에티켓을 제대로 배웠을 리가 없다. “60대 거래처 사장이 파5홀에서 9타째 퍼트를 성공시킨 뒤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다가 거침없이 남의 퍼팅 라인을 밟고 지나는 것을 보면 ‘반쪽 골프’라는 생각이 든다”는 홍 사장은 “전문가를 초빙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이 마음을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우선 중국말로 골프 강의할 전문가가 없고 회원들이 모두 한 끗발씩 하는 터라 섣불리 가르치려 들 수도 없다”는 것. 그가 이처럼 중국골퍼의 매너에 신경을 쓰는 것은 한국기업이 세운 골프장의 위상을 높이려는 경영자로서의 책임감 때문이지만 한편으로는 “스코어보다는 어울려 즐기는 골프”를 좋아하는 홍 사장 개인의 성향 탓이기도 하다. “구력 10년에 머리 얹어준 골퍼가 10명”이라는 그는 “라운드 가기 전에 늘 책을 사주며 에티켓 공부부터 할 것을 권했다”며 “평생 동반자가 되려면 서로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40만평에 18홀 규모로 자리잡은 철령 용산CC는 근방에서는 유일하게 구릉지를 끼고 있어 오르막내리막에 울창한 산림 등 18홀이 각기 다른 느낌을 주는 골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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