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한달간 5조원어치 주식 팔아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 간 5조원어치가넘는 주식을 내다팔았다고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차익실현 욕구에서 촉발된 외국인 매도세가 최근 신흥시장과 위험자산 기피 현상으로 인해 가속화됐다며 당분간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어렵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누적 순매도 5조원 돌파 = 2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달 25일부터 이날 오전 10시30분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조8천262억원, 2천613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두 시장을 합한 누적 순매도 기록은 5조875억원으로 2004년 4~5월 '차이나쇼크'당시 누적순매도(2조6천193억원) 기록의 두 배에 육박하게 됐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430.94(4월24일 종가 기준)에서 1,330.40(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으로 7.02% 급락했다. 지난 달 25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포진한 전기전자(1조2천362억원)와 운수장비(8천948억원), 철강금속(6천203억원), 운수창고(4천177억원), 금융(2천945억원), 유통(2천699억원), 통신(1천919억원) 등에 집중됐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의 대표종목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이 6년 만에 최저치인 52.74%(23일 장마감 기준)까지 떨어졌다. 신흥시장 가운데 한국시장에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된 것은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고 삼성전자와 POSCO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달 25일부터 전날까지 대만 증시(3억6천838만달러), 인도(980만달러), 인도네시아(1억700만달러), 필리핀(1억3천400만달러) 등 다른 아시아 신흥시장에서도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근 외국인이 다른 신흥시장에서도 매도세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한국 증시에비하면 매도 강도가 약했다. ◆"위험자산 회피현상..매도세 가속화" =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인플레이션 및 금리인상 우려로 세계 증시가 급락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위험관리를 전제로 한 차익실현 성격이 강하다"며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조합, 그리고 상품가격 하락과 신흥증시 조정 조합이 맞물리며 위험 회피심리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 하락은 안전자산 선호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박소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5%까지 끌어올리면서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축소됐고, 일본의 제로금리정책 철회도 예정돼 있다"며 "2003년부터지속된 신흥시장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라는 대전제가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주가 급락으로 가격 매력이 생겼기 때문에 추가 매도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최근 단기 급락으로 한국시장의 가격 부담이크게 완화됐고 하반기 기업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 강도는 점차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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