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시아 경제혼란과 투자기회/제임스 플래니건(특별기고)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구가했던 아시아 지역이 전환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와 관련된 의구심과 두려움이 장막처럼 짙게 드리우고 있다.대부분 아시아 주식시장은 하락 또는 폭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 때가 바로 투자적기로 볼 수 있고 아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발생한 문제점과 이 지역의 근본적인 잠재력을 이해한다면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2∼3년정도만 기다리면 된다. 중남미와 동유럽은 내년이후 신흥시장으로서 집중조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아시아는 개혁에 성공한다면 2년이내에 다시 조명을 받을 수 있다. 쇠퇴기를 맞이한 아시아는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지난 89년 당시와 비교될 정도로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 여름의 놀라운 사건들과 씨름하고 있다. 자본 부족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중국에 투자가 활발해진다면 홍콩은 앞으로 20년동안 세계 최대의 주식시장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 9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30만개이상의 국영기업 주식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야심차게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반면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들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된 통화가치하락이 전세계의 투자가들로부터 다시 인기를 얻기 위해 필요한 개혁조치의 시작일뿐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 통화하락이 경제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단정적으로 답하기는 쉽지 않지만 발전소 등 프로젝트들은 다시 가격협상을 벌이지 않으면 안될 정도고 일부 프로젝트는 새로운 가격으로도 추진이 불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의 경제는 남의 눈을 끌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저성장의 영향 역시 그다지 눈에 띄지는 않을 것이다. 8천억달러 정도인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캘리포니아와 비슷할 뿐이다. 그러나 신규시장이자 성장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됐고 세계에 아시아적 방식이라는 신뢰를 주었던 아시아에 대해 회의론이 생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주 45억달러규모의 차관을 조달하려했던 중국 우전부 산하 차이나텔레콤에 대한 홍콩시장의 반응은 쌀쌀했다. 페레그린 투자자문사의 게리 그린버그 수석투자분석가는 『중국기업들에 대한 태도가 냉담해졌다』고 밝혔다. 중국이 지속적으로 기업들에 자산취득을 허용하고 산업을 효율적으로 운용할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다. 그러나 JP모건사의 조안 쳉 경제연구소부소장은 『인내가 의심보다 유용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그녀는 사회보장제도가 없는 중국에서 민영화계획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잃게 하는 민감한 문제며 따라서 중국의 민영화는 완만한 속도로 진행돼 2003년께야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시아에서 현재의 위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 중국이 후진국이라는 점을 되짚어 봐야 한다. 기차는 배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고 도로건설이 늦어 장거리운송망도 미완성인 실정이다. 제조업부문에선 공급과잉현상이 나타나는 것과는 달리 경영자문에서부터 의료까지 서비스분야, 새로운 사업분야 등은 공급부족상태다. 바로 이 점은 홍콩의 호기가 중국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홍콩의 전문인력은 변화가 한창인 중국경제에 투자자금을 조달해주고 법적, 사업적인 자문을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아시아의 경제적 혼란은 전쟁, 문화혁명 등 지난날의 정치적인 혼란에 비하면 큰 충격이 아니다.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18개월이내의 기간으로 투자하지 않는다』고 메릴린치 아시아의 리처드 모골리스 수석연구원은 말한다. 메릴린치는 홍콩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그리고 현지 사업가들은 느긋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39년동안 홍콩, 중국, 태국 등에서 건설프로젝트를 해온 고든 위는 『현재는 이른바 조정기간이다. 모든 것이 항상 급상승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낙관적인 입장을 보인다. 중국의 주강삼각주에 유료도로를 건설하고 있는 그는 『중국과 아시아를 단념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곳은 전세계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고 잠재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약력 ▲36년 뉴욕 출생 ▲맨해튼대 영문학과 ▲해럴드 트리뷴 기자 ▲포브스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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