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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매출을 인식하는 기준

서원정 삼정KPMG 감사 부문 대표

해마다 여름이면 유럽축구리그 이적시장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각 축구팀의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매출액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축구팀 매출액은 크게 입장료수입· 광고수입·TV중계수입으로 구성되는데 이외에도 대형 선수들을 다른 구단으로 이적시키면서 받는 이적료수입 또한 매출액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매출액은 기업의 경영 성과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매출액을 인식하는 시점은 흔히 상품이나 제품을 거래 상대방에게 인도, 즉 판매하는 시점이다. 회계용어로는 이를 인도기준이라 한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서비스 중심의 3차산업이 발달하고 여러 유통 채널이 등장하면서 매출액을 인식하는 기준도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항공사의 경우를 보자. 기업은 고객이 백화점에서 쇼핑하거나 항공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상품으로 교환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마일리지 포인트를 제공한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고객이 가방 구매를 위해 100만원을 지불하고 10만원 가치의 포인트도 제공받았다면 기업이 가방뿐만 아니라 포인트도 판매한 것으로 본다. 즉 고객이 100만원을 지불하면서 주요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 90만원과 포인트 가치 10만원을 같이 구매했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가방을 판매한 매출 90만원은 즉시 인식하지만 10만원의 포인트 매출은 미래에 고객이 포인트를 사용하는 시점까지 부채로 인식하다 고객이 포인트를 사용하는 시점에 매출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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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매출 인식기준이 인도기준이 아닌 업종도 있다. 건설업이 대표적이다. 건설업의 매출액은 보통 공사수익과 분양수익으로 구성돼 있다. 도급공사 형태면 공사수익으로 인식하고 분양공사 형태면 분양수익으로 인식한다. 통상 장기간이 소요되는 건설공사는 인도기준이 아닌 공사 진행 정도에 따라 매출 인식을 위해 진행률을 측정하는데 주로 공사에 투입된 원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A건설사가 세종시에 도로를 짓는 도급공사를 120억원에 수주했다고 치자. 공사 기간이 3년이면 해마다의 매출은 얼마일까. 이는 총공사원가를 합리적으로 추정하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추정 결과 총공사원가가 1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결국 총 100억원을 투입해 120억원의 수익이 발생하니 3년간의 공사로 20억원의 이익을 얻는 것이다.

총공사원가가 100억원으로 예상되는 공사인데 첫해 실제로 투입된 공사원가를 집계해보니 50억원이 나왔다고 하면 첫해 진행률은 50%가 되고 총수주액 120억원의 50%인 60억원이 첫해 매출액이 된다. 이후 3년간 동일한 방법으로 매출을 인식한다.

이처럼 업종별로 제품이나 서비스 형태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는 기준은 차이가 있다. 이는 일정 기간의 경영성과를 보여주는 손익계산서에 기간별 성과를 구분해 주주를 비롯한 정보이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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