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8월 27일]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2008 베이징올림픽이 지난 24일 막을 내렸다. 올림픽 운동경기는 서로 싸움을 통해 승자를 가리는 종목과 개인별 기록을 비교해 승자를 가리는 두 종류가 있는데 지구상의 생명체 가운데 호모사피엔스라는 종이 가진 능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자리이다. 올림픽의 꽃인 마라톤의 경우 42㎞를 2시간 6분 만에 달렸고 육상 100m에서는 9.6초대에 진입했다. 장미란과 박태환도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새로운 기록을 세우거나 싸움을 하는 경기에는 기대치가 있기 마련이다. 이번 우리나라의 목표는 금메달 10개에 종합 10위였는데 금메달 13개를 확보해 종합 7위를 차지했다. 기대치보다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천만다행이다. 압권은 야구가 아닐까 한다. 초기에는 축구보다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도 모든 경기를 승리해 금메달을 땄기 때문이다. 온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일본과 관련이 있기에 더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좋은 결과를 보여준 종목으로는 배드민턴 혼합복식과 남자역도를 들 수 있다. 여자 역도의 장미란, 수영의 박태환, 양궁 남녀 단체, 태권도 등이 기대에 부응한 종목이며 잔뜩 기대했는데 부응하지 못한 것으로는 양궁 여자 개인, 체조의 양태영, 유도의 왕기춘 등이 아닐까. 참으로 안타까웠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잘됐거나 기대에 부응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경우 선수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참 좋다. 문제는 잔뜩 기대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은 때이다. 이럴 경우 국민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 크고 선수가 겪을 심리적 고통 또한 클 것이다. 기대와 실망은 우리 인간사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날 수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 정보기술(IT) 분야를 보면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거나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는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잔뜩 기대했던 종합정보통신 서비스(ISDN)와 3세대(3G) 이동통신 등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3G 이동통신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개시 이래 8년이 지난 요즘 이용자가 늘고 있지만 2000년도 초에 전세계적으로 불었던 질풍노도와 같은 기대에는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기대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현재와 미래는 과거와 관계는 있지만 과거에 전적으로 좌우되지는 않는다. 모든 일에 기대를 너무해 실망을 키우지 말고 좀더 현실감을 가지고 냉정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