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바둑 영웅전] 왕레이의 공격

제6보 (41∼53)


왕레이는 하변 접전에서 어떻게든 선수를 뽑으려고 애썼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이세돌이 백44를 차지해 버린 것이다. “그곳을 백이 점령해서는 백이 승기를 잡은 느낌입니다.”(조훈현9단) 왕레이가 드디어 장고하기 시작했다. 장고 15분. 필자는 참고도1의 흑1 이하 7을 예상했다. 이 그림을 검토실의 바둑판 위에 놓아 보이자 둘러앉았던 서봉수9단, 루이9단, 양재호9단, 김승준9단, 김성룡8단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머쓱해져 앉아 있는 필자에게 루이9단이 위로하듯 말했다. “그렇게는 안될 거예요. 흑은 뭔가 더 위력적인 공격 수단을 만들어낼 겁니다.”(루이) 한참 후에 왕레이는 정말로 위력적인 수단을 보여주었다. 흑45 이하 53이 그것이었다. “만만치 않습니다. 백이 분단된 5점을 수습하려면 진땀을 빼야 할 겁니다.”(김성룡) 상식적으로 두자면 참고도2의 백1, 3이다. 그러나 그것은 흑이 4로 꽉 잇기만 해도 백의 다음 행마가 마땅치가 않다. 이세돌이 다시 장고에 빠졌다. 모니터에 가끔 대국자 양인의 얼굴이 비친다. 이세돌은 안경을 새로 맞추어 끼었다. 흰색 가느다란 금속테 안경이다. “안경을 끼니까 수가 잘 보인대요. 안경을 끼고 나서 6연승을 하고 있어요.”(김성룡8단)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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