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돈키호테 보면서 삶의 활력 되찾아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주역 김성기·이혜경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돈키호테와 세르반테스 1인 2역을 맡게 된 김성기(41)씨는 관객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얼굴이다. 한양대를 졸업한 김성기씨는 졸업당시 많은 선후배들이 이탈리아 유학을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시립 가무단에 입단, 서울예술단을 거치며 14년간 시립 공연단 배우로 머물러 있었다. 2003년 프리랜서를 선언한 늦깎이 신인인 셈이다. 브로드웨이 작품으로는 첫 대역을 맡은 김성기씨는 돈키호테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바리톤 음색을 지녔다는 연출가의 찬사를 받았다. 그는 “지금까지의 연기생활은 연습에 불과하다”며 “92년 처음 이 작품을 만났을 때 언젠가는 꼭 해야만 하겠다는 운명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관심이 컸다”고 말했다. 반면 거리의 여인 알돈자 역에 캐스팅 된 이혜경(34)씨는 2002년 ‘오페라의 유령’라이선스 공연에서 크리스틴 역을 맡으며 뮤지컬계에 일약 신데렐라로 떠올라 묘한 대조를 이룬다. ‘왕과 나’ ‘몽유도원도’ 등에서 여리고 가련한 여인상을 연기했던 이혜경씨가 이번에는 거칠고 강인한 창녀 알돈자역에 도전한다. 그는 “지금까지는 곱고 예쁜 역을 맡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할 수 있는 알돈자역이 매력적”이라며 “플라맹고 풍의 노래와 극적인 대사가 생각보다 어렵다. 음폭이 넓어 자연스러운 성악적 발성법과 두성(頭聲)을 모두 써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많은 공연들의 관객들이 대부분 여성들이지만 ‘맨오브 라만차’는 남성들을 겨냥한 작품이다. 김성기씨는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책임감이 커지고 사회의 제약에 눌려 자신을 잃어버리고 산다”며 “하지만 돈키호테는 좌절하는 법이 없다. 과장되고 몽환적이라는 주위의 핀잔도 받지만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혜경씨는 “모든 사람들이 천대하고 희망도 없고 꿈도 없는 알돈자 마저 인간적으로 대하는 돈키호테는 여성들도 좋아할 남성형”이라며 “노래와 대사가 감동적이라 연습하며 눈시울을 적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현실까지 다 바꿔버리는 엉뚱한 돈키호테의 모습에서 자신의 의욕을 꺾지 않고 전진할 수 있는 자신감과 삶의 활력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7월30일부터 8월 28일까지.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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