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흔들리는 中증시 "내 펀드 어떻게…"

올림픽후 "급락" vs "반등" 전망 엇갈려




『 "올림픽 기대감도 무산됐고 중국 펀드만 생각하면 울화가 치밉니다." 지난해 말 중국 펀드에 뭉칫돈을 넣었다가 투자금이 세토막난 회사원 정모(36)씨의 푸념이다. 중국 펀드의 추락은 지난해 10월 6,000선을 돌파했던 상하이종합지수가 1년도 안돼 2,500선 대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입한지 1년 가량된 중국펀드의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 30%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고공행진을 하던 중국 증시를 보고 중국펀드에 가입했다가 본의 아니게 '장기투자자'로 전락했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중국주식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7월 8조원에서 지난 6월말 22조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 하락세와 함께 지난달 순유입세가 처음으로 꺾이면서 최근 21조8,000억원(20일 기준)으로 줄었다. 더구나 중국 증시는 지난 8일 베이징 올림픽 성화가 타오르자마자 하락하기 시작해 한 때 2,300포인트까지 빠지면서 올림픽 기간 내내 투자자들을 암울하게 만들었다. 중국 정부가 증시부양에 나설 경우 반등 가능성이 크지만 그리스와 우리나라 증시가 그랬던 것처럼 증국 증시 역시 올림픽 이후 급락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섣부른 비관론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계 경기 둔화로 중국의 수출환경이 다소 어려워지겠지만 내부 투자 성장세와 정부의 경기부양 가능성을 볼 때 올림픽 이후 중국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지난해와 같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만만디(慢慢的)' 자세로 현재의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 ● 전문가들이 본 '中 증시 전망과 펀드 전략'
"상하이지수 3,000P 회복땐 일부 환매를"
중국 펀드의 운명은 중국 증시와 함께 한다. 따라서 중국 펀드의 미래를 알려면 중국 증시의 앞날을 예측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증권사에서 중국 증시를 분석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급락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상하이지수가 3,000선을 회복하면 투자금의 일부는 현금화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지난해 6,000포인트까지 올랐던 상하이종합지수가 1년도 안돼 60% 가량 급락했다. 중국 증시가 이처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이유는 무엇인가.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분석팀장= 중국은 현재 경제구조에서 보면 산업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상반기에만 무려 6만5,000개의 기업이 도산했다. 여기에 위안화 절상 압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증시 내부적으로는 기관의 비중이 작아 개인투자자들 위주로 움직여 변동성이 크다. 더불어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때에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도 하락세를 부추긴 주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 이머징마켓은 발전과정에서 한 번쯤 조정을 거치기 마련이다. 중국 증시는 2005년 5월부터 비유통주 개혁을 시작으로 2006년 기업공개(IPO) 열풍을 거치면서 지난해 고공행진을 했다. 지난해 주가를 강하게 이끌던 힘은 제도 개혁과 함께 업종 대표주들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같다. 급등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했던 만큼 역효과도 큰 셈이다. ▦이기용(중국인) 신영증권 연구원= 중국 증시가 지난해 꼭지점을 찍었던 때(10월)는 글로벌 경기의 최고점과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 글로벌 경기악화-> 중국 수출경기 둔화-> 달러 상품가격 상승-> 중국 생산비용 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됐다. 증시의 유동적인 측면에서 비유통주의 보호예수물량이 해제되는 시기가 증시 하락기까지 맞물리면서 낙폭이 커졌다. 이 같은 과정이 공포를 확산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올림픽 이후 중국 증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리스, 호주, 한국처럼 중국 역시 올림픽 이후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는가. ▦이 연구원= 올림픽 이후 급격한 하락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물론 수출의 경우 글로벌 경기가 악화된다면 지금보다 나아지기 힘들 수도 있다. 중국의 수출제품이 그동안 값싼 원자재와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구사했지만 산업구조가 한 단계 올라가면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은 다소 비관적일지라도 중국내 투자가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 중국 증시를 떠받쳐줄 가능성이 크다. ▦조 연구원= 중국 증시는 올림픽이 시작되면서 하락해 이미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 더불어 정부가 다양한 준비책을 마련중이라는 점에서 연착륙할 것으로 본다.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된 투자가 42조원이었는데 이후에도 전력설비투자(150조원), 수자원 개발(15조원), 고속철도(33조원), 2010년 상하이 엑스포 등이 예정돼 있어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 증시를 떠받칠 것이다. ▦허 연구원= 동감이다. 올림픽 이후 중국 증시에 대해 비관적이지 않다. 다만, 최근 유럽 등 글로벌 경기가 안좋아지고 있고 도태되고 있는 가공무역에 따른 고용 문제는 눈여겨봐야 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성장은 유지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국민의 고통지수는 높아질 수 있다. -최근 중국펀드로 손실을 본 국내 투자자들이 많다. 손실액이 커지면서 손절매 타이밍을 잃은 경우도 있지만 바닥으로 보고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도 있다. 중국펀드는 어떤 전략이 유효한 시점인가. ▦조 연구원= 중국 증시가 주가로는 바닥권이지만 조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기관의 방어력이 약해 안전판 구실을 못하면서 변동성이 크다. 따라서 중국에 많은 비중을 싣기는 어렵다. 또 10월께 중국의 향후 경제구조와 관련한 여러 안들이 발표되는데 이를 확인하고 들어가도 늦지 않다. 물론 긴 시간을 보고 블루칩 중심으로 투자한다면 지금이라도 괜찮다. 하지만 좀더 단기적으로 본다면 중국의 경우 계절적으로 2ㆍ4분기와 3ㆍ4분기는 비수기고 4ㆍ4분기와 1ㆍ4분기는 성수기다. 따라서 환매를 고려한다면 지금보다는 좀더 기다리는 편이 나을 듯하다. ▦이 연구원= 아직 정부 정책적으로 봤을 때 호재가 명확히 나온 게 없고 주변 환경도 좋지 않다. 따라서 너무 조급하게 움직이기 보다는 당분간 좀 더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올 하반기중에 중국 증시를 움직일만한 정부 정책이나 경제지표 등은 무엇을 꼽을 수 있나. ▦이 연구원= 현재로서는 부동산의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1년 정도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어떻게 움직이느에 따라 증시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부동산 대출 부담이 커지면 자연스레 소비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는 은행권까지 연결된다. 내수확대가 필요한 시점인데 어려워 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증시와 밀접하게 움직일 것이다. ▦허 연구원= 맞다. 부동산이 가장 큰 문제다. 건설은 철강이나 기계 등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고 금융업계에도 영향이 크다. 따라서 최근 중국의 심천 등 일부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많이 빠지고 있는 상황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조 연구원= 부동산 말고도 정부가 긴축정책을 완화해 경기부양에 얼마나 매진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현재 소비자 물가가 6%대인데 5%대까지만 떨어져도 물가인상 부담이 낮아지면서 경기부양 가능성이 높아진다. 증시 내부적으로는 또 증시 안정을 위해 대차거래를 허용하고 외국인 투자를 확대할 것인가도 눈여겨봐야 한다. 물론 올해만 300조원에 달하는 비유통주 문제도 관건이다. -상해지수의 등락히 심한데 연내 중국 증시의 지수 밴드를 전망한다면. ▦조 연구원= 중국 증시는 현재 PER이 24~26배정도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상해종합지수는 3,500포인트 정도가 적당하다.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3,000포인트 정도까지는 상승할 수 있고 이후에는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허 연구원= 국내 펀드 투자자들의 경우 보통 홍콩 H지수에 많이 들어가 있는 점을 감안할 때 H증시는 최근 PER이 13배정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상장기업의 수익이 20~30%임을 고려한다면 대외변수들이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는 한 1만2,000~1만3,000 포인트까지는 갈 수 있다. 현재보다 20% 정도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 연구원=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중국 증시가 올림픽 이후 급격한 조정은 없더라도 후유증은 예상된다. 지난 2005년 상해증시의 PER이 15배까지 떨어졌었는데 현재는 19배 수준이다.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비유통주 개혁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는 만큼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2,500 포인트 정도에서 오르 내림을 반복할 것이다. -중국 증시에 따라 국내 ‘중국주’들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향후 중국 관련주들은 어떤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나. ▦허 연구원= 결론적으로 철강이나 조선, 기계 등 전통적인 국내 중국주들이 과거처럼 올라가기는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투자지표와 국내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특히 지방 정부와 설비 투자가 늘어날 때 국내 기업들의 EPS가 올라가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 중국의 투자가 전방위적으로 펼쳐지는게 아니라 지역별, 부문별로 제한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효과 역시 반감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앞으로는 전통적인 기계나 소재 보다는 소비재들이 새로운 중국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 ▦조 연구원= 향후 중국주들이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철강이나 화학종목의 경우 중국의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영향을 받는데 올해 안에 관련 시장이 턴어라운드를 하기 힘들 것으로 보여 국내 관련주들 역시 모멘텀을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 조선, 철강 등은 이미 정점을 지났다. 물론 추가적인 이익 성장은 있겠지만 밸류에이션은 어느 정도 적당한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의 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IT나 가전 등 고부가가치 산업군이 앞으로 새롭게 중국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중국 증시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점이 있다면. ▦조 연구원= 중국 증시는 개별 종목의 경우 PER이 무려 1,000배가 넘는 경우도 있는 것처럼 변동성이 심하다. 따라서 투자위험이 낮은 블루칩 중심으로 배당수익률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 장기적인 투자 전략이 가장 필요하다. 강세장이 지나간 만큼 PER 보다는 PBR에 중심을 둔 투자전략도 좋을 것이다. ▦이 연구원= 기본적으로 중국을 많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들만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자본시장은 아직 20년이 채 되지 않았고 이머징마켓의 특징도 강하다. 따라서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을 좀더 장기적으로 보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았으면 한다. ▦허 연구원= 중국이 작년까지 보여준 놀라운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이면의 문제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살펴보지 못한 점이 많다. 특히 중국의 경우 이머징마켓의 특징의 강해 기본적으로 리스크에 대한 부분은 투자자들이 언제나 염두해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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