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제 투기세력 고유가 '부채질'

WTI 선물 순매수 포지션 계약 이달 8만건 육박<br>투기자금 중장기 선물에도 유입…유가불안가중<br>한국 수입 80%차지 두바이유 상승률 가장 높아


국제 투기세력들이 다시 석유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석유시장에서 투기자본의 행보를 가늠해볼 수 있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순매수 포지션 계약건수가 4월 들어 지난 3월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7만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 국제유가가 초강세를 보인 것은 수급과 더불어 이들 투기세력의 가세가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징표로 볼 때 원유시장에 투기자금이 다시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이 최근의 유가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선물 순매수 포지션 계약, 8만건 육박=NYMEX의 WTI 선물 순매수 포지션은 투기자금의 행보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순매수 포지션 계약건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원유시장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매수 포지션 계약건수를 보면 지난해 12월 5만4,300건에서 올 1월 6만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후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2월에는 3만7,800건, 3월에는 3만9,900건으로 4만건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얼마 지속되지 않았다. 4월 첫째주에는 6만9,100건으로 상승했고 둘째주에는 7만7,500건을 기록, 8만건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의 고유가 상승에 이들 투기자금이 한몫했다는 반증이다. 특히 이들 투기자금은 중장기 선물까지도 손을 대면서 유가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WTI의 중장기 선물가격을 보면 향후 2~3년간 배럴당 60달러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구자권 석유공사 팀장은 “이란 핵 사태, 나이지리아 정정불안 등 각종 변수가 증폭되면서 원유시장에 몰려든 투기세력을 막을 장치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장 많이 올라=우리나라 석유 수입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가격을 대표하는 두바이유가 국제유가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이 같은 국제 투기세력의 농간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석유공사의 분석에 의하면 18일 기준으로 주요 유종의 올해 평균 현물가를 2004년과 비교한 결과 두바이유는 무려 74.5% 상승한 데 비해 브렌트유는 64%, WTI는 54.6% 오르는 데 그쳤다. 연도별로 보면 두바이유는 2004년 배럴당 평균 33.64달러에서 2005년 49.37달러로 46.8% 오른 데 이어 올 들어 평균 58.69달러로 지난해보다 18.9% 상승했다. 두바이유 가격 상승률이 다른 유종보다 높아지면서 배럴당 7.79달러였던 WTI와 두바이유의 가격 차이는 올해 5.37달러로 좁혀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이달석 박사는 “이란 핵 문제는 무엇보다 중동산 원유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원자재 블랙홀인 중국에서 중동산 석유를 많이 쓰고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