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독서모임] '지상최대의 경제사기극, 세대전쟁'

청년인턴제 도입 등 정부의 부단한 대책마련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청년실업률이 처음으로 8%대에 진입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구직을 포기한 사람, 대학원생, 구직 준비중인 사람들은 제외한 수치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대한민국 청년실업률은 21%로 약 110만 명 정도가 된다고 하니 ‘누가 내 밥그릇을 훔쳐갔는지’ 궁금해 지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내 밥그릇을 훔쳤을까


『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의 저자는 작금의 청년실업 문제를 고령화에 따른 ‘세대간의 갈등’ 차원에서 분석한다. 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펼쳐진 재벌위주의 경제정책 때문에 내수시장의 성장이 둔화됐다고 지적한다. 이로인해 기업은 투자처를 찾지 못했고 투자가 줄다보니 결과적으로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줄었다고 주장한다. 수출주도형 경제구조, 친기업정책은 대기업의 이윤만 늘려주었을 뿐 가계소득을 줄여서 소비 기반의 붕괴를 앞당기는 주요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왜 우리는 은퇴를 거부하는가

청년실업률은 높아지는 가운데 2012년에는 60대 이상 남성 취업자수가 20대 남성취업자수를 앞질렀다. 저자는 한국 기성세대가 은퇴를 늦추는것은 노후준비가 안 되어 있는 탓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베이비부머들은 모아둔 재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쏟아부은 데다 빚까지 지고 있어 당장의 생활비가 아쉽기 때문에 일터로 내몰린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쓸 생활비도 모자란대 자식에게까지 돈을 대줘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쓰는 돈은 2년 전에 비해 27%나 늘었다. 18세 이상 성인 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의 80%는 자녀와 함께 살고 있으며 그들 자녀의 평균연령은 20대 중반이지만 취업한 비율은 35%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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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어떻게 유럽 경제의 중심이 되었을까

경제위기가 닥친 2009년 독일은 근로시간을 50% 줄이면 임금의 최대 30%를 정부에서 지원하는 정책을 폈다. 그 결과 기업은 굳이 근로자를 해고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 정책으로 인해 새로 취업하는 청년들도 보다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고 내수 시장도 견인했다.

특히 졸업한 청년들이 곧바로 취업하지 못하면 생산성을 올릴 기회를 잃어버려 경제전체의 생산성 측면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나 기성세대가 청년들과 일자리 나눔으로서 청년들은 생산성을 향상시킬 기회를 갖게 되고 결과적으로 전체 경제의 생산성이 높아진다.

◇스파르타의 몰락은 인구 감소

스파르타는 정치,군사적으로 집단주의 사회였다. 혹독한 군사훈련을 견뎌낸 남성만이 자유시민으로 대우받을 수 있었다. 늘 공동식당에서 식사를 함께했지만 군사비용은 국가가 아닌 개인이 내야 했다.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은 큰 수치였다. 이 때문에 가난한 스파르타인들은 출산을 기피했고 부자들 역시 자녀를 적게 낳았다. 이에 정부가 나서 출산장려정책을 폈지만 스파르타는 결국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 결국 스파르타는 아테네를 제압한지 30년 만에 스스로 쇠락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스파르타의 이야기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현 시점의 대한민국과 많이 닮아있다. 자녀를 적게 낳을 수 밖에 없는 구조와 이로 인한 경제활력 저하, 그리고 부질없는 정부의 출산장려정책 사이에서 청년들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미래세대가 경제적으로 사회에 안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졸업 후 경력을 쌓기 시작해야 할 청년들이 그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독일의 사례처럼 지난 정부때 논의만 되다 끝난 잡셰어링(Job Sharing)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자는 ‘현재의 젊은 세대는 석유보다 더 빨리 고갈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석유를 대체할 자원들은 개발되고 있지만 미래의 성장동력인 ‘청년’은 대체할 것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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