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부동산 문제 어찌 하오리까…" 한국은행의 깊은 한숨

통화정책 발표문 부동산 가격상승 `경계' 수위 높여

부동산 가격상승에 대한 통화당국의 `경계'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문제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한가지 고려요소이고 한은의 관심사임은 분명하지만 부동산 가격급등을 제어하기 위해 금리정책을 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한은과 금융통화위원회의 부동산 문제에 대한 언급을 추적해 보면부동산 가격급등이 국지적인 양상에서 벗어나 전국적으로 파급.확산될 경우 계속 팔짱만 끼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금통위가 매월 발표하는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에서는 지난해초부터 부동산 문제가 빠지지 않고 언급되고 있다. 지난해 8.31 부동산시장 종합대책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부동산 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음'이라는 문구가 발표문에 계속 들어갔다. 작년 10월과 11월에는 `부동산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문구로 대체됐으나 12월에는 다시 `부동산가격이 국지적으로는 상승기미가 나타나고 있음'으로 전환된다. 올해 1월에는 `부동산가격은 국지적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음'이라는 표현으로수위가 조금 올라갔으며 3월에는 `부동산가격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음'이라는 표현으로 바뀐다. 특히 4월 발표문에서는 마침내 `국지적', `일부지역'이라는 표현이 사라지고 `부동산 가격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음'이라는 문구로 탈바꿈했다. 마침내 금통위가 작금의 부동산가격 동향이 일부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성태 신임 한은 총재도 취임과 함께 부동산 문제에 관해 빠짐없이 입장을 밝혀왔다. 이 총재는 지난 3일 취임후 첫 기자회견에서 "부동산문제는 최근 몇년간 우리경제의 중요한 관심사가 됐고 이는 전세계적 인 현상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통화정책 기조와도 관련이 있다"면서 "지난해 말 이후 다시 일어나고 있는 부동산시장불안에 대해 한은도 상당한 우려를 갖고 관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이 총재는 "환율과 부동산 문제가 불안하다"고 지적하면서 최근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환율과 부동산 문제를 한두달 더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만일 부동산 문제가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이면 공세적 대응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은 일각에서는 최근 이 총재의 언급이 부동산 가격상승에대한 일반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며 부동산 가격급등에 맞서 콜금리 인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간주해서는 곤란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문제가 관심사이기는 하지만 세계 어느 중앙은행도부동산가격을 잡기 위해서 정책금리를 올리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2년초부터 부동산 가격폭등세의 근본원인 가운데 하나가 초저금리 정책에 따른 과잉유동성인 점을 감안하면 통화당국이 `경계' 수위를 점차 높여가면서 결국에는 칼자루를 뽑아들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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