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앞에선 환대 뒤로는 압박…위안화 등 접점찾기 가시밭길

[美·中 정상회담]<br>美- 쇠고기 수입규제 등 핵심이슈 칼날 공세<br>中- 수백억弗 경협 선물 불만 달래기 나설듯


1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백악관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의전행사와 대중압박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대우를 받았다. 지난 1979년 덩샤오핑(鄧小平)의 방미 이후 미중 외교의 최고 이벤트로 일컬어지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 주요2개국(G2)의 공존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패권을 둘러싼 첨예한 이견으로 의미 있는 합의도출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수백억달러의 미국 제품 구매를 통해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 해달라는 요구를 물타기하려는 중국 측 의도를 잔뜩 경계하고 있다. 이날 미국에 도착한 후 주석은 미국 측으로부터 G2에 걸맞은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국빈방문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이날 오후6시30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적으로 초청한 백악관 만찬. 1800년대부터 미국 대통령의 가족이 식사해온 백악관 '올드 패밀리 다이닝룸'에서 가진 만찬에는 양측에서 각각 2명이 배석했다.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있었던 인도 총리와 멕시코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도 이런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례적인 만찬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이 서로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따뜻한 환대와 달리 미국은 후 주석의 방미 첫날부터 민감한 위안화 환율과 인권 문제는 물론 쇠고기 수입규제 등 핵심 이슈에 공세적 입장을 취해 이튿날 정상회담의 기류를 짐작하게 했다. 백악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발언은 미국의 강공 입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가이트너 장관은 위안화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보다 빠르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며 "어느 나라도 불공정한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경제 논의를 하든, 안보영역의 문제를 다루든 혹은 인권 문제를 다루든 우리는 계속 중국에 좀 더 잘하라고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힘이 세진 중국에 미국이 환대에 나서지만 중국이 미국의 기대에 부응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500여명의 기업 구매사절단을 동반한 후 주석이 경협 선물 보따리를 푸는 것으로 미국의 불만을 달래고 위안화와 인권 문제 등 미국의 공세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이를 간파한 의회는 후 주석의 방미에 맞춰 강공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을 비롯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원내 대표 등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19일(현지시간)로 예정된 공식 만찬에 불참의사를 밝혔다. 미 언론들은 미 의회가 중국에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일부 의원들은 환율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을 압박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맥스 보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중국 환율보복법안 재제출을 경고했고 뉴욕 출신의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정상회담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 대통령도 중국과 선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이제는 보다 강경한 입장이 효과적인 접근방법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측에서도 양국의 이견으로 갈등을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은 글로벌 이슈에 있어 중국에 좀 더 큰 역할을 촉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내부적으로도 국제사회에 대한 개입 정도와 관련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양국의 갈등이 좁혀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마이클 야후다 런던정경대 교수의 말을 인용, 이번 회담은 양국 간 불신이 좀 완화된다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중국 지도부가 5세대로의 권력교체를 앞두고 내부 권력지도 짜기에 바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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