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PyeongChang 2018] 평창 일대 벌써부터 '들썩'

문의전화 폭주 속 땅주인들 호가 높여<br>"기획부동산 등 투기세력 막을 대책 필요"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발표가 난 7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의 공인중개업소 평창토지사랑에는 오전에만 수십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공인중개업소의 사장은 "아직까지 매수문의는 많지 않지만 주로 토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가격이 얼마나 오르겠냐고 문의하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강원도 평창 일대 개발 기대감이 다시 커지면서 현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두 차례의 올림픽 유치 실패 과정에서 가격 등락을 거듭했던 이 지역 부동산시장의 표정은 극심한 부동산경기 침체에 빠져 있었던 얼마 전까지와는 완전히 딴 판이다. 올림픽 유치가 결국 현실로 다가오면서 이 일대를 중심으로 각종 부동산 개발 사업과 함께 투자자들의 유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중개업소들의 말을 종합하면 토지시장이 가장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올림픽 경기가 진행될 알펜시아 리조트 인근인 평창군 대관령면과 원주~강릉 복선전철 평창 역사(驛舍)가 들어서는 용평면 일대다. 용평면 P공인 사장은 "현재 알펜시아 부근의 땅값이 3.3㎡당 30만~50만원 정도 하는데 50만원 이상으로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두번의 올림픽 유치 실패 이후 지난 4년간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으나 오늘 아침부터 벌써 토지 가격을 높이겠다는 지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 시장과 함께 각종 부동산 개발사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 일대에 관광객을 겨냥한 펜션ㆍ별장ㆍ레저시설 등이 줄줄이 들어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평창군 대관령면 명성글로벌인베스트먼트 사장은 "발표가 나기 전 일주일 동안 토지 물건을 봐놓고 문의만 하는 전화들이 간간이 걸려왔다"며 "올림픽 유치 확정으로 조만간 실질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토지 매도자들이 올림픽 유치 확정과 함께 호가를 크게 높이면서, 당분간 거래가 활발히 성사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평창군 K공인 사장은 "매도자들이 여태까지 손해를 봐왔다는 생각 때문에 비싼 값에 내놓거나 매물 자체를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며 "급하게 돈이 필요한 매도자들의 땅이나 거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평창 올림픽 유치는 평창군 일대는 물론 강원도 전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교통 인프라 개선을 위해 원주~강릉 복선전철과 춘천~속초 고속철도, 제2영동 고속도로 등의 대형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강원도의 대표 도시 원주ㆍ춘천ㆍ강릉 등은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 일대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건설업체들도 반색하고 있다. 특히 동부건설은 지지부진했던 알펜시아 리조트 내 260여가구의 고급 빌라 분양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원주에서 우산 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해 분양에 돌입한 신일 유토빌 아파트의 분양대행사 사장은 "아파트 계약이 11일부터인데 평창 올림픽 유치라는 대형 호재가 생겨 계약이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6월 분양을 시작한 현대산업개발의 춘천 아이파크 관계자도 "현재 계약률이 93%가량인데 조만간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강원도 분양시장이 확실히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림픽 유치로 기획부동산 등 투기세력도 다시 급증할 것으로 보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 10여년간 평창 지역은 올림픽 유치를 노리고 기획부동산이 가장 활개를 치던 지역이다. 토지컨설팅 업체 J사 본부장은 "평창 땅값은 서울에서 찾아온 떴다방들이 다 올려놓았다고 봐도 된다"며 "투자자라면 현지 부동산의 얘기도 많이 듣고 신중하게 사업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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