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低價 항공사 성공하려면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의해 독점돼온 국내 항공 시장에 소규모의 항공회사들이 저가 항공운임을 앞세워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제주와 청주를 잇는 한성항공을 필두로 제주항공 등 5~6개의 소형 항공회사들이 국내 항공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항공시장에 경쟁이 도입되면서 항공요금을 인하시키고 서비스 수준이 한층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사한 사례로 미국의 ‘피플익스프레스(People express)’ 항공사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 78년에 중소 항공회사로 설립된 ‘피플 익스프레스’사는 당시 경쟁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항공운임을 바탕으로 시장에 진입한 지 5년 만에 가장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항공회사 중 하나로 성장을 해 주목을 받았다. 기내식과 음료수를 원할 경우 추가로 승객이 부담하게 하는 혁신적인 저가전략(동부해안에서는 버스 요금보다도 저렴)을 도입했으며 종업원 지주제도(ESOPㆍEmploy Stock Ownership Plan), 순환 보직제도 도입 등 혁신적인 인사 관리 시스템을 채택했다. 그 결과 낮은 요금 덕분에 많은 승객들이 몰렸으며 회사의 이익이 증가하면서 주식 값이 오르고 종업원들의 사기가 올라 생산성이 더욱 증가하는 선순환 고리를 통해 회사는 단기간 내에 급격한 외형적 성장을 시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피플익스프레스’사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돈 버는 성장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을 저가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을 도입하기보다는 노선과 스케줄을 확대하는 데 투자했다. 이에 따라 종업원들은 피로가 쌓이기 시작했고 충분하지 않은 인력으로 증가하는 항공편을 운행하게 됐고 더욱이 잦은 스케줄 변경, 결항 등으로 인해 결국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면서 고객들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는 주식 값의 하락으로 연결돼 종업원들의 사기는 더욱 떨어지고 고객 서비스가 다시 악화되는 악순환 고리를 맞이해 결국 86년 도산하면서 텍사스항공(Texas Air Corporation)에 합병됐다가 87년 오늘날의 콘티넨탈항공(Continental Airline)으로 합병됐다. 이 사례는 회사가 너무나 빨리 성장을 하면서 성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분야의 투자를 소홀히 할 경우 성장동력에 제한을 받거나 극단적인 경우 도산(Bankcruptcy)의 길에 빠질 수 있다는 교훈을 말해주고 있다. 즉 성장을 통해 창출된 자원을 노선과 스케줄을 대폭 늘리는 등 외형적 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성장동력 유지를 위한 관리시스템과 종업원에 대한 적정 투자를 등한시함으로써 고객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게 돼 결국 경쟁회사에 인수되는 패망(敗亡)의 길을 걷게 됐다. 시스템 다이나믹스의 이론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성장과 저투자’라는 경영구조의 원형(原型ㆍArchetype)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시스템 다이나믹스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는 MIT경영대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 학생들에게 교육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저가 항공회사들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가 비행기 수만 늘리는 과도한 외형적인 성장보다 고객 서비스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도록 종업원들의 교육이나 적정 규모의 서비스 인력 등 효율적인 관리 분야에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하고 이를 위해 시스템적 사고가 도입된 경영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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