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월 18일] 믿지 못할 채권 통계

증권 유관기관에서 발표하는 채권 통계가 제각각이다. 나름대로 분명한 기준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 당연히 통계 수치도 달라진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09년 채권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채권거래량은 2,578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발행규모는 698조원, 발행잔액은 1,014조원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에서 공개한 '2009년 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채권 발행규모는 739조원, 발행잔액은 1,128조원으로 거래소 통계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채권거래량은 5,156조원으로 거래소 수치의 두배에 달한다. 거래량 집계를 위한 분류기준 자체가 달라 이런 일이 벌어진다. 채권도 장내외 거래로 나뉘는데 금투협은 장외거래 통계를, 거래소는 장내거래를 맡는다. 금투협은 "장외시장 특성상 증권사 등 매수ㆍ매도 중개자 양쪽이 일단 거래한 후 투자자에게 되파는 이중구조를 취하기 때문에 실제 거래량도 2배로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장내시장을 맡은 거래소는 장내거래 원칙상 주식처럼 채권도 한번의 거래만 인정한다. 금투협은 장외거래 특성을 거래소가 제시하는 장내거래 자료에 적용해 거래량을 두배로 늘린 반면 거래소는 금투협의 장외거래 자료를 절반으로 줄인다. 즉 자신의 방식이 옳다는 믿음으로 이를 다른 쪽에도 적용하기 때문에 차이가 생긴다. 지난해 기준 장내외 거래 비율은 각각 20%, 80%다. 대개 장외거래는 금투협 통계, 전체 거래금액은 거래소 것을 이용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예탁결제원의 통계도 다르다. 금투협은 지난2009년 회사채 발행규모를 76조2,000억원이라고 밝힌 반면 예탁결제원은 75조6,567억원, 거래소는 100조8,000억원이라고 공개했다. 거래소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기존 특수채의 일부가 회사채로 분류됐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는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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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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