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일단 지켜보자"… 살아나던 매수심리 급랭

■ 美·유럽발 금융쇼크 이후 주말 부동산시장 돌아보니…<br>매수자들 "집값 더 내릴것" 기대심리에 잇단 계약 지연<br>집주인은 "지금 팔면 손해" 회복세 전망에 매도 꺼려<br>전셋값 상승은 더 가팔라져

미국·유럽발 금융쇼크는 수요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며 잠시 회복세를 보이던 주택거래시장에 다시 찬물을 끼얹고 있다. 송파구 일대 최대규모 저층 재건축 추진단지인 가락시영아파트 전경. /서울경제DB

"이달 초까지는 가격이나 거래가 반등의 기미를 보였지만 일주일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값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매수 문의가 크게 줄었어요."(개포동 B공인 관계자) 지난 13일 둘러본 서울 강남권 일대 중개업소들은 여느 주말보다 한산했다. 대부분의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금융쇼크에 따른 가격 조정이나 투매 현상은 아직 없다"면서도 "조금씩 살아나던 매수심리에는 찬물을 끼얹었다"고 전했다. 두드러진 것은 실수요보다 투자 수요가 많은 재건축 시장의 거래 위축이다. 강남 개포동 W공인 관계자는 "추격 매수가 막 이뤄지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금융쇼크로 다시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포주공 42㎡의 매매가가 7억6,000만원까지 회복했는데 주가 폭락 후 며칠 사이 2,000만원 정도 빠졌다"고 말했다. 둔촌동 D공인 관계자 역시 "이달 초에만 5건 이상 거래가 이뤄졌는데 금융쇼크 다음날인 9일부터 문의 전화가 뚝 끊겼다"며 "계약을 앞뒀던 매수자들이 '상황을 지켜보자'며 거래를 지연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잠실동 역시 이달초 극매물이 빠지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최근 값을 500만~1,000만원 가량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사정이 급한 매도자들은 2,000만원 이상 가격을 내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가파른 전셋값 상승에 주택구입을 고려하던 매수자들의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 가락동 H공인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 부담에 매매로 전환하려던 실수요자들이 2~3명 있었지만 최근 '이 상황에서 집을 어떻게 사느냐'며 일단 보류하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가 밀집한 송파구 잠실ㆍ신천동 일대 역시 소형아파트 전셋값이 매맷값의 60%선까지 치솟으면서 한때 매매전환 수요가 나타났지만 금융쇼크 이후 집값이 더 내릴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매수세가 멈춰섰다. 일부에서는 매수ㆍ매도자들의 호가 격차가 더 커져 거래가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잠실동 S공인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급매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집주인들은 '지금 팔면 오히려 손해'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재건축 추진단지들은 이달초만 해도 가격이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에 금융쇼크가 진정되면 집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며 매도를 꺼리는 상황이다. 매수대기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전셋값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반포자이의 경우 금융 쇼크 이후 전세 문의가 부쩍 늘어났다"며 "하지만 전용 매물은 한정돼 있다 보니 전용 59㎡의 경우 3개월간 전셋값이 5,000만원 가량 올랐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