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환거래 소심한 국내은·대범한 외국은

◎국내은­환율 안정때 달러화 등 적극 매매/외국은­변동폭 확대 95년부터 시장 주도환율변동폭이 커지면서 국내 외환시장에서 외국은행들의 거래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는 국내은행이 외환거래 기법의 미숙으로 거래규모를 줄이는 등 위축되고 있는 반면, 첨단거래기법을 구사하는 외국계 은행들은 활발한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거래를 허용받은 60개 한국 금융기관(33개 은행 및 27개 종합금융사)의 외환시장 점유비중은 94년 75.0%에서 95년 64.2%로 낮아진데 이어 작년에는 60.7%로 감소했다. 반면 48개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같은 기간에 25.6%→36.5%→39.6%로 높아졌다. 이같은 추세는 우리 금융기관의 비중이 93년의 63.7%에서 94년의 75.0%로 높아지는 등 과거의 꾸준한 시장점유율 상승흐름과 정반대되는 것이다. 한은은 3년전까지 해마다 상승추세를 보였던 국내 금융기관의 외환시장 점유비중이 하락흐름으로 반전한 것은 94년까지 안정세를 견지해온 환율이 95년부터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등의 하루변동폭이 확대되자 우리 금융기관과 외국기관이 대조적인 대응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즉 우리 금융기관들은 환율이 안정세를 보일 때는 달러를 활발히 사고팔지만 환율의 변동폭이 커지면 환리스크를 우려해 거래를 거의 포기하는 현상을 나타냈다. 반면에 외국은행의 국내지점들은 환율 변동폭이 커서 시장이 불안정할 때 더욱 적극적인 거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외환거래 규모를 보면 국내기관은 93년의 3천6백49억달러에서 94년 7천4백22억으로 급증했으나 95년 6천1백66억원, 작년 5천억원 등으로 2년째 감소했다. 외국은행 지점들은 93년 2천1백24억원, 94년 2천5백52억원, 95년 3천5백45억원, 작년 3천2백82억원 등 대체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외환관계자는 자유변동환율제의 도입을 앞두고 환율의 변동허용폭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기관들이 외환전문가를 양성하지 않으면 외환시장의 주도권을 외국은행들에 빼앗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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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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