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권산업 경쟁력 강화/유시왕 동서경제연구소장(기고)

김영삼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금융개혁을 올해 첫번째 국정과제로 발표하면서 그 개혁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산업은 금융업 중 경쟁력이 가장 취약해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물론 홍콩, 싱가포르 등 우리경쟁국에 비해 현저히 낙후되어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와 구미선진국의 증권산업의 현주소를 비교 분석하여 우리가 미래에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살펴본다.○홍콩보다도 뒤떨어져 선진국 대형증권사의 경영전략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 많은 인력이 필요하며 저부가가치 업무인 지점영업을 축소 내지 철폐하고 소수인원으로 할 수있는 고부가가치 업무인 법인영업과 투자은행업에 집중하는 것. 둘째, 과도한 위험이 수반되는 영업방식은 피하고 안전한 수수료 위주의 영업으로 기업수익의 변동 위험성을 제거하는 것. 셋째, 세계화 전략의 적극적인 실천이다. 이들 경영전략은 한국과는 매우 큰 거리가 있다. 한국증권사의 경우 지난해말 현재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식매매의 중개업무, 즉 소매영업에 증권사 직원의 67%가 종사하고 있고 실질 수익의 60%가 달려있어 증권회사는 명실공히 주식의 위탁 매매중개업소다.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연결하는 투자은행업무는 선진국 대형증권사의 주업무인데 M&A(Mergers&Acquisitions:기업인수합병)주선, 유가증권의 인수 및 상장, 민영화업무,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업자금조달 업무 및 경영조언 업무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증권사의 경우 주식 채권 등 일부 유가증권의 인수 및 상장만이 현재 수행중인 유일한 투자은행업무이다. 최근 증권사의 자산규모가 커짐에 따라 자산의 효율적 운용과 투자자산의 위험관리가 중요한 관심사인데 한국 증권사들은 이 분야에서 가장 후진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형사중 골드먼 삭스나 모건 스탠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는 리스크가 큰 상품주식에 투자를 않고 채권 등 오직 확정금리부 상품에만 투자하고 있다. 투자은행업무 수행에 있어서도 자금을 투자하여 위험을 택하기보다는 조언만을 하고 수수료 수입을 얻는 안전한 영업 형태로 바뀌고 있다. 한국증권사의 인력관리 특성은 순환보직인데 선진국의 경우 한 업무만을 오래 담당케 해 그 분야의 전문가로 양성시키고 있다. 직원에 대한 보상이 실적과 연결 되어야만 동기부여가 가능하다. 급여 시스템의 평가기준은 이익창출, 고객만족, 팀워크에 대한 기여 등 3가지가 많이 이용된다. ○자본이용방법 바꿔야 한국의 증권산업도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첫째, 투자은행관련업무·법인영업·해외업무 등을 확대하고 지점영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하며 둘째, 주식상품 및 고위험업무의 축소 등 자기자본의 이용방법을 바꿔야하고 셋째, 국내시장에서만의 경쟁력이 아니고 해외시장으로 경쟁무대를 옮겨야하며 넷째, 연공서열·순환배치 등 인사제도의 개선과 끝으로 도매영업과 투자은행영업의 성패가 달린 연구조사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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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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