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회의 지원으로 우리의 해외농업 개발도 이제 청사진을 제대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10~20년을 바라봐야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1~2년에 성과를 내려는 조급증은 피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간판급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에서 해외농업 사업을 총괄지휘하고 있는 김광호(사진) 신규사업부문장이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던진 제언이다. 셀트리온은 약 3년 전부터 러시아의 흑해 일대에 240만평의 시범농장을 시험적으로 운영해온 셀트리온은 오는 2013년부터 농장을 본격적으로 초대형화할 계획이다. 따라서 김 부문장의 이야기는 영세성을 면치 못했던 우리나라 해외농업 개발사업을 초대형화하는 1세대의 진언인 셈. 김 부문장은 "재작년 무렵부터 정부가 식량자급률을 높이고 농업을 신성장 수출산업으로 키우겠다며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했고 대기업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벽은 높다. 그는 "국회가 올해 농업개발협력법을 통과시킴으로써 해외농업도 해외자원개발사업처럼 대규모 투자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면서도 "아쉬운 점은 제도적 지원만큼 해외농업 사업자들이 당장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일본도 지난 1963년 처음 해외농업을 개시한 후 제대로 빚을 본 것은 10~20년 후부터"라며 "당장 오늘내일의 실적을 따질 것이 아니라 보다 긴 안목으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고언했다. 그는 아울러 "민간 부문의 해외농업 개발이 보다 활성화하려면 정부가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재배해 만든 농산물과 가공상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사료 부문을 꼽았다. "농협사료가 우리의 해외농업기업과 계약재배 프로젝트를 추진해 현지에서 농산물을 재배해 만든 사료를 우선 구매해주면 해당 기업으로서는 안정적 판로를 확보할 수 있고 우리나라는 국제곡물 가격이 올라 사료 값이 뛰어도 과거의 계약재배 가격으로 싼값에 안정적으로 사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이 같은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식량안보를 돕는다는 책임감으로 해외에 나간 민간기업이라고 해도 보다 높은 값을 쳐주는 카길 등에 재배 작물 및 가공상품을 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국내 대기업들도 국가 식량안보에 대해 보다 소명감을 가지고 해외농업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김 본부장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