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무역대란 우려되는 미 항만폐쇄

세계 최대 시장 미국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인 미국 서부 29개항의 폐쇄가 2주째 접어들면서 무역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부시대통령이 피해상황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을 명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섰으나 전망은 밝은 편이 아니다.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세계경제의 대목을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태로 미국경제는 물론 대미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항만폐쇄사태는 하역업무를 자동화하려는 사측의 시도에 인원감축 등을 우려한 노조측이 반발함으로써 비롯됐다. 노조측은 작업속도를 늦추는 등의 태업으로 맞섰고 사측은 이에 항구 폐쇄란 강수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서부항구에는 아시아에서 수출품을 싣고 온 선박들이 하역작업을 하지 못하고 줄줄이 발이 묶여 있다. 식품 등은 변질되기 시작했고 물류대란까지 우려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미국 서부항구에는 정기선 16척과 자동차선 등 부정기선 9척 등 25척의 우리나라 선박이 하역 및 선적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하역작업이 하루 지연되면 5000만달러 이상의 수출 차질이 생긴다. 여기에 선박들이 제때에 돌아오지 못함으로써 대미수출품의 63%를 차지하는 해운수송일정에 차질이 빚어진다. 이미 해운운임이 치솟고 있다. 항공기로 대체하는데도 운임이 선박에 비해 3~4배 비싸고 수송량에도 한계가 있다. 이 같은 수출입 피해와 물류대란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서부항구에서는 하루 10억달러 이상의 동아시아 제품을 하역하고 있다. 일본을 제하면 이 지역 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할 정도다. 이처럼 큰 비중의 대미수출이 잠정적으로라도 중단되면 동아시아경제가 휘청거릴 것이 틀림없다. 우리나라도 당장 자동차 백색가전 무선전화 컴퓨터 등의 전자업계와 의류업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경제는 이라크 공격설,미국의 경기악화 및 기업실적저조 달러 가치하락 등 미국발 악재로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항만폐쇄가 장기화되는 경우 아시아와 하루 20억달러의 피해를 본다는 미국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경제의 침체를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도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대책을 서둘러야 할 때다. 인체에 피가 흐르듯 물류가 원활하지 못하면 경제는 중병에 걸리기 마련이다. 항만폐쇄는 피라고 할 물류가 막혔음을 뜻한다. 다행이 부시대통령이 조사위구성 등으로 파업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정부, 노사양측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사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 정부도 이번사태를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해서는 안된다.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하고,우리경제가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 이 같은 일이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인식을 이번 기회에 새롭게 하고 대비책을 마련해두어야 한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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