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흥진의 할리우드 21]'윈드토커스' MGM연말대작 기대

2차대전 맹활약 나바호 인디언 뒤늦게 훈장받고 영화화오는 11월9일 개봉될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ㆍ 존 우 감독의 전쟁영화 '윈드토커스'(Windtalkers)는 2차 대전때 남태평양전투서 맹활약한 나번호 아메리칸 인디언 해병 라디오 암호병들의 전공(戰功)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의 근거가 된 체스터 네즈(80)등 4명의 나번호 인디언들이 7월26일 의사당서 부시대통령으로부터 민간인 최고 훈장인 의회금메달을 받았다. 네즈등 암호병들은 이날 자기 부족만이 알고 있는 구어를 사용, 일본군을 교란시키고 미군에 결정적 정보를 제공한 공로로 뒤늦게 표창을 받은 것. 어릴때 나번호말을 썼다가 교직원으로부터 비누로 입을 씻기우고 칫솔로 혀를 닦였던 네즈로서는 감회 깊은 날이었다. 미 해병 징병관들이 애리조나와 뉴멕시코의 인디언 학교를 돌며 네즈등 29명의 나번호 젊은이들을 선발한 것은 1942년 봄. 일본군이 연합군의 암호를 모두 해독하는 바람에 독특한 구문과 음조를 지닌 '디네'라 불리는 나번호어로 해독불능의 암호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당시 18세였던 네즈등은 샌디에고 기지로 옮겨져 나번호어로 알파벳 A부터 Z에 이르는 암호용 군대용어를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다. 나번호어는 자기들끼리도 불통하는 것이 있을 만큼 복잡하다. 머리를 짜내 암호를 고안한 이들은 13주간의 훈련 끝에 3줄짜리 영어전문을 단 20초만에 암호화해 전달하고 해독하게 됐다. 평소 암호기를 사용했을 땐 30분이나 걸리는 작업이었다. 이들이 만든 용어를 보면 나번호어로 '달걀'을 뜻하는 '아 - 예 - 쉬'는 '폭탄', '우리어머니'를 뜻하는 '네 - 헤 - 마'는 '미국' 그리고 '고래'를 뜻하는 '로 - 초'는 '전함'의 암호다. 네즈등은 1942년 10월 남태평양전선에 투입됐다. 네즈는 과달카날공격에서 활약했는데 임무는 가능한 한 적진 깊숙이 들어가 적의 규모와 포 배치 그리고 아군의 전진상황 및 사상자 현황 등을 군함의 암호실에 전달하는 것. 네즈는 라디오가 고장 나 정보를 다른 미군 기지에 전달하려고 달려가다 우군에 의해 적으로 오인돼 감금 당하기도 했다. 29명의 최초 암호병 중 3명은 전사했는데 전쟁이 끝날때까지 모두 400명의 나번호 암호병들이 해외 전투에서 활약했다. 나번호암호병들은 과달카날 외에도 이오지마와 사이판 전투에서도 혁혁한 전공을 올렸다. 특히 이오지마 상륙전이 개시된 지 48시간안에 암호병들은 단 한건의 착오도 없이 무려 800건의 전달문을 전달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당시 이 전투에 참가했던 한 해병장교는 "나번호암호병들이 아니었더라면 미 해병의 이오지마 승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나번호암호병들의 활약상은 상부지시에 의해 전후에도 비밀로 지켜져 네즈등은 귀향해서도 가족에게 단지 보병으로서 전투에 참가했었다고만 말했었다. 이것이 1968년에 비로소 공개됐는데 이번에 나번호인디언 거주지역을 선거구내에 안고 있는 뉴멕시코주 출신 연방상원의원(민주)의 끈질긴 청원이 결실을 맺어 이날 네즈 등 4명과 대부분 사망한 나머지 25명의 암호병들의 가족이 메달을 받았다. MGM의 연말대작이 될 '윈드토커스'는 나번호암호병들과 그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해병들간의 전우애와 인종차별등을 다루고 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사이판 전투에 투입된 암호병들을 보호하는 미 해병과 일본군간의 치열한 전투로 장식된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편집위원ㆍ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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