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1월 15일] 남북 긴장관계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북한이 지난 13일 남북적십자 간 연락채널을 단절하고 다음달부터 1차적으로 육로통행을 제한, 차단하는 등 대남 강경조치를 잇따라 취하면서 남북관계가 급랭하고 있다. 북한은 1차적으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더 강경한 조치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의 파상공세는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과 동시에 벼랑 끝 전술이요 내년 1월 출범하는 오바마 정부에 ‘북핵의 존재’를 알려 관심을 끌려는 의도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남북관계 경색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여 국가신용등급을 깎아 내리고 개성공단사업 차질 등 남북 모두 피해를 본다는 점에서 상호 관계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어제 북측에 전통문을 보내 북한 군부가 그동안 요구해온 통신선 교체용 자재ㆍ장비를 조건 없이 제공하고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의 조치를 설명하는 등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 금강산관광객 피살 이후 중단했던 인도적 민간 대북단체들에 대한 남북협력기금도 재개하기로 했다. 남한 때리기의 선봉에 선 북한 군부의 요구를 들어줘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고 대화의 물꼬를 터보자는 의도이지만 통미봉남(通美封南)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버락 오바마 당선인 정책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던 미국진보센터(CAP)는 최근 발간한 정책제안서에서 북한ㆍ중국과의 무력충돌 같은 비상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언급했다. 북한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최후수단으로 군사적 실력행사도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무력충돌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악화된다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지역이 재앙을 겪을 수도 있다.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며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는 게 정부의 기본전략이지만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남북관계 경색의 한 원인인 민간인들의 ‘삐라’ 살포를 단속해 북한을 자극하는 행위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남북적십자 간 연락을 하루 속히 복원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등 민간사업 정상화도 서둘러야 한다. 남과 북 모두 피해를 당하는 긴장관계는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