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험사기 공화국, 특별법 시급하다] 해외에선

美 플로리다 사기 규모의 3배 벌금

獨선 3년 이하 자유형·벌금형 처해


선진국에서는 보험사기가 일반사기와 달리 사회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경제범죄라는 인식이 강해 엄하게 처벌하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지난 1980년대까지만 해도 보험사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보험료 증가 등 사회적 부작용이 커지자 1990년대 들어 보험사기죄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보험사기 적발 제도를 강화했다.


미국은 1994년 연방보험사기방지법 도입으로 보험을 이용한 횡령과 부정이득에 대해 징역형과 민사상 벌칙을 규정했다. 특히 이 법은 보험업 종사자의 기망행위를 엄격하게 처벌하도록 했다.

연방법 외에 주별로도 독자적인 보험사기방지법을 두거나 보험업법 혹은 형법 내 법 조항을 마련해 보험사기를 일반사기와 구분해 처벌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기로 판명될 경우 불법 취득한 이익에 대해 형사상 처벌하거나 벌금을 부과한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사기성 보험금 청구는 규모와 관계없이 3배 정도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한다.


독일도 보험사기와 관련해 보험남용죄를 도입, 사기죄 보험사기와 관련한 광범위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보험남용죄는 자기 또는 제3자에게 보험금 지급을 위해 보험에 가입된 물건을 훼손·파괴하는 행위 등을 하는 경우 3년 이하 자유형 또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이는 사기죄의 전 단계에 해당하는 행위를 처벌해 보험사기를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보험금을 수령하지 않았다면 사기미수로 간주해 처벌이 미미한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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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도 형법에 보험남용죄가 규정돼 있으며 일반사기죄와 법정형이 동일하다. 특히 문서나 데이터를 위변조하는 등 불법성이 중할 경우 중한 사기로 3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이 밖에 중국도 사회질서 확립을 위해 보험사기를 엄벌하고 있다. 형사법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질서 파괴죄에 대한 규정'에 보험범죄를 포함해 보험금 규모에 따라 징역형 및 재산몰수 등 벌금형을 부과하고 있다.

한편 선진국은 처벌을 강화할 뿐 아니라 체계적인 적발 체제를 갖춰 예방에도 힘쓰고 있다. 각국별로 수사 및 조사 체계에는 차이가 있으나 유관기관들이 유기적인 공조를 통해 보험범죄 수사의 효율성을 높이는 점은 공통적이다.

미국의 경우 각주별로 설립된 보험사기조사국이 보험사로부터 정보를 받아 조사활동을 벌이며 주 검찰· 경찰과의 조사정보 공유를 통해 보험사기범에 대한 기소를 추진한다. 보험사기조사국은 조사권 및 현행법 체포 등의 수사권을 갖고 있다. 보험사들이 설립한 비영리기구인 전미보험사기방지국은 450여명의 전문직원을 두고 다수 보험사과 관련된 보험사기 사건에 대한 조사 지원과 보험범죄 예방을 위한 교육 및 홍보를 맡고 있다.

영국은 정부 차원의 보험사기 전담조직이 없지만 민간에서 설립한 범죄사기방지국과 보험사기조사국 등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기조사국은 데이터마이닝을 통해 가입자의 보험사기 관련성을 밝혀낸다.

이 밖에 프랑스·독일 등도 보험사들이 설립한 보험사기 방지단체들이 보험사기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 정부 조사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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