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스피 1,000 붕괴] 절망에 빠진 객장

"결혼 자금인데…눈물만 난다" 탄식<br>1,000P 무너지는 순간 직원·고객들 할말 잃어<br>"손실폭 워낙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긴한숨<br>신뢰 붕괴 확산…MMF등 현금성 자산마저 이탈

[코스피 1,000 붕괴] 절망에 빠진 객장 "결혼 자금인데…눈물만 난다" 탄식1,000P 무너지는 순간 직원·고객들 할말 잃어"손실폭 워낙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긴한숨신뢰 붕괴 확산… 은행권 찾는 발길도 늘어나 유병온 기자 rocinante@sed.co.kr 24일 오전10시50분 10초. 코스피지수 1,000포인트가 붕괴되는 순간 증권가 객장을 찾은 투자자들은 푸른빛(하락을 뜻함)만 가득한 전광판 앞에서 절망의 카운트다운을 셌다. 1,003, 1,002, 1,001…. 10초 단위로 코스피는 1,000포인트에 근접해갔고 전광판에 '999.80'이라는 숫자가 뜨자 여기저기서 탄식의 한숨이 터져나왔다. ◇'절망의 카운트다운'=평소 A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만 주식투자를 하던 노모(31)씨는 이날 계좌개설 후 처음으로 객장을 방문했다. 절대적 심리 지지선이라 믿었던 1,000포인트가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문적인 조언을 직접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씨는 "결혼 준비 자금으로 회사 봉급의 일부를 꼬박꼬박 우량주에 투자해왔으나 이제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4월 결혼을 앞두고 있어 그때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 문의하러 왔다"고 말했다. 노씨는 상담 이후 1,000포인트가 무너지는 상황을 직접 목격한 뒤 "포인트가 하나씩 떨어져나갈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 더 이상 보지 못하겠다"며 서둘러 객장을 빠져나갔다. 이런 고객들을 대면해야 하는 증권사 직원들도 충격을 받긴 마찬가지다. 1,000포인트 붕괴의 순간을 고객과 같이 봤다는 남명우 하나대투증권 평촌지점장은 "심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선이라 생각하고 있었던 게 무너져 할 말을 잃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체념의 비' 맞은 오후=점심을 마치고 나온 오후1시 무렵. 여의도에 깜짝비가 내렸다. 지수는 낙폭을 더해 950선을 턱걸이하고 있었고 객장의 전화에서는 불이 났다. 한경준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센터 차장은 "10월 들어 정부의 고강도 정책이 쏟아져나왔지만 시장이 정상기능을 회복하지 못하는 데 대한 불만의 전화가 많았다"며 "'눈물이 난다'는 표현을 쓰는 고객도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현재의 사태가 그야말로 '속수무책'의 상황으로 순식간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부분 이익실현의 기회도, 펀드 환매의 순간도 주지 않고 급락한 주식 시장은 투자자들을 체념적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남 지점장은 "오늘 특히 적립형 펀드를 중단하거나 환매하고 싶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그러나 손실폭이 워낙 커 푸념에 그칠 뿐 행동으로 옮기는 고객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신뢰의 붕괴…현금성 자산마저 이탈=이기태 한화증권 갤러리아지점장은 "IMF 외환위기를 견뎌내며 시장의 내성을 갖춘 장기 투자자들마저 이제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며 "상징적인 코스피 1,000선이 무너지자 자신들이 모르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불안감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뢰의 붕괴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현주미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센터장은 "현재의 증권시장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보니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현금성 자산마저 이탈하고 있다"며 "예금자 보호가 되는 선(5,000만원)으로 분산해 저축은행이나 은행권을 찾아가는 고객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 끝내 무너진 코스피 1,000선 ▶ [코스피 1,000 붕괴] 패닉장 전문가 진단 ▶ [코스피 1,000 붕괴] 빚내 투자한 개미 '3중고' ▶ [코스피 1,000 붕괴] 펀드는 어떻게 해야되나 ▶ [코스피 1,000 붕괴] 증권업계 "증시 안정위해 매도 자제" ▶ "바닥 어디…" 코스닥 붕괴 위기 ▶ 바닥 모를 증시… 역발상 투자 노린다면? ▶ [사설] 증시 패닉과 불황 막을 특단 대책 시급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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