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해외IB "물가·가계빚·은행 단기차입 등 곳곳 지뢰밭" 경고

[외국인 '한국경제 낙관론' 바뀌나]<br>수출 꾸준히 늘고 설비투자로 견조한 성장 불구<br>유가 상승 등으로 경상수지 흑자폭 감소 전망<br>실질소득 감소→소비 위축 →성장 둔화 우려도



기획재정부 등을 방문해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 스크린을 하고 있는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25일 우리 은행산업을 언급하면서 "가계부채 비율 증가가 앞으로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그러면서 은행의 외부차입 구조에 대한 취약성도 빼놓지 않았다. 한국의 급증하는 단기부채에 대한 우려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최근 외국인들의 시각은 무디스의 이런 걱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시장에서의 외국인 이탈 조짐은 기본적으로 국제시장 전반에 걸쳐 위험자산 축소 흐름과 연계된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 경제의 부분적 취약성이 담긴 것이라는 해석도 없지 않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특히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부정적 요인으로 높은 물가상승세를 꼽으며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물가상승세에 따른 가계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지금의 시각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해외 IB들은 지난 24일 재정부 거시경제팀과의 만남에서 물가상승세에 대한 우려를 한국은행이 금리 정상화로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수출과 설비투자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4% 중반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는 등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견조한 성장세는 유지하겠지만, 곳곳에 지뢰밭=해외 IB들은 한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아시아 국가 사이에서는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그 근거로 한국 경제는 지속되는 수출확대와 꾸준한 설비투자를 꼽고 있다. 올해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춘 것도 수출하락 등 직접적인 성장요인 저하가 아니라 물가상승과 건설 부문 부진에 따른 일시적 부작용으로 보고 있다. 해외 IB들은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견조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간 것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최근 노무라는 높은 원자재 가격 상승세와 물가상승세가 내수부진 요인이지만 수출 모멘텀 지속 효과가 이를 상쇄시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했고, 스탠다드차타드는 수출과 내수의 균형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4.2%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해외 IB들은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흑자폭은 축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와 국제 원자재가 상승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든다는 것. 대부분 18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183억달러로 예상했고 모건스탠리는 170억달러 안팎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 압박과 외부요인. 그리스 등 유럽의 위기가 미국 등 선진국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경우 우리 수출은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실물경제에 전이될 수 있다는 말이다. 25일 환율의 급반등도 유럽발 위기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올해는 물가불안 지속이 한국 경제 발목 잡아=해외 IB들은 올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물가불안을 꼽고 있다.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요인과 한파ㆍ폭설ㆍ구제역 등 대내요인이 맞물려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공통적 전망이다. 이들은 상반기를 물가의 고비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4일(현지시간) 브렌트유 가격이 종전 105달러에서 11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수정하고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3.9%에서 4.2%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4.6%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유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고 결국 성장률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보고서에서 연초부터 높은 물가상승세가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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