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지방화시대/부산] 침체된 부산경제 벤처가 일으킨다

「긴 겨울잠에 빠진 부산경제, 벤처가 깨워라」부산(釜山)지역이 좀처럼 불황의 겨울잠에서 깨어날 줄 모르고 있다. 인구규모 국내 2대 도시지만 썰렁함이 느껴질 정도다. 지역경제인과 지방자치단체가 이 흐름을 반전시키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는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래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받는 벤처기업의 현실을 살펴보면 이를 이해하기에 충분하다. 중기청에 등록된 부산지역의 벤처기업은 2월말 현재 366개. 5,546개에 달하는 전국벤처기업의 8.2%에 불과하다. 벤처기업의 수도권 편중현상이 유별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부산이 전국 인구규모 2위의 대도시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통계는 의외다. 부산지역 벤처기업의 특징은 유난히 제조업비중이 높다는 것. 벤처기업 중 제조업이 전체의 78.5%로 전국평균보다 매우 높다. 제조업 중 첨단기술부문인 영상, 음향, 통신장비, 의료, 정밀, 광학 등의 비중은 6.5%에 불과, 전국수준(15.7%)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기술수준이나 미래의 성장잠재력이 높은 이상적인 모델인 하이테크형 비중도 전국평균에 크게 못미친다. 벤처캐피털 투자기업도 전국의 2.2%에 불과하다. 아예 벤처투자자본의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다고 보는게 옳다. 기업규모도 전국평균에 비해 작은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산지역 벤처기업의 평균자본금은 5.4억원, 평균종업원수는 46명으로 전국평균(7억, 59명)에 뒤쳐진다. 평균 매출액도 37억9,000만원으로 전국평균의 80.6%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마디로 부산지역 벤처기업 경영실태는 도시이름에 걸맞지 않게 초라하다. 이러한 현상은 벤처지원시설과 금융지원액의 턱없는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역의 벤처기업 집적시설은 단1개로 서울의 43개, 경기7개와 비교할때 턱없이 못미친다. 창업보육센터도 13개로 전국의 9.2%수준이다. 벤처캐피털의 자금지원도 부족하다. 지난해 기준 벤처캐피털은 모두 5개로 나타났는데 투자실적은 모두 236억원으로 전국의 2%에도 못미친다. 전문가들은 부산지역 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해 지역산업의 구조개편과 전략산업 육성계획 등 지역산업정책과 연계하는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육성전략이 우선 수립돼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기술력이나 사업성의 분석과 함께 지역경제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유망분야의 발굴 및 종합적인 지원체제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엔젤조합 등을 통한 개인투자자의 투자활성화를 유도하고 벤처캐피털 설립시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평가기관이나 기술평가기관의 기술평가 활성화를 통해 벤처기업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있어야 할것으로 지적된다. 이와 함께 대기업 연구소 벤처집적시설 창업보육센터 등 인프라구축으로 우수벤처기업의 역외유출을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부산지역의 열악한 경영환경으로 인해 일정궤도에 오르는 기업은 모두 빠져나가는 벤처엑소더스를 막지 않고서는 지역경제의 발전은 요원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직까지 부산지역의 벤처기업 중 코스닥 진출에 성공한 업체는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사정이 달라질것 같다. 지역경제인, 지자체가 벤처기업 키우기에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민간 유휴 및 신규건물의 벤처빌딩 조성을 적극 유도하고 벤처빌딩 조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6월에는 3,000만원의 예산을 확보, 부산 벤처플라자를 개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확대를 유도하고 벤처제품에 대한 홍보의 장을 마련한다. 벤처플라자기간동안에는 올해의 벤처기업인상을 제정 벤처기업인의 의욕을 고취하고 투자설명회를 마련해 투자자모집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우수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상품인지도 부족 및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위해 판로지원정책을 적극 펼친다. 이를 위해 백화점 등 민간 대형유통업체와 시 및 유관기관이 보유한 산하매장을 통해 벤처기업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 자금도 대폭 늘린다. 4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육성기금을 융자하는 것과 함께 총 250억원 규모의 운전자금 융자를 추진한다. 화물터미널 내 엄궁동벤처빌딩에 20개사가 입주할 수 있는 벤처빌딩도 마련해 무상으로 제공한다. 또 610억원의 사업비를 마련, 연구시설, 창업보육시설, 시제품생산시설, 행정지원실 등을 집적화한 테크노파크도 건립하기로 했다. 2004년에 완공될 예정인 테크노파크는 3만7,000여평의 부지에 건물면적만 7,800평규모로 지역중소기업의 기술고도화를 지원하고 유망벤처기업을 육성함으로써 부산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맹호기자MHJEONG@SED.CO.KR 입력시간 2000/04/2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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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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