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5월27일] <1406> 닫혀라 참깨

‘열려라 참깨’와 ‘닫혀라 참깨’. 둘 중 어느 게 돈이 될까. ‘신바드와 40인의 도적’ 이야기 속이 아니라 실제 참깨농사라면 답은 명확하다. 후자가 답이다. ‘열려라 참깨’는 수확기에 껍질이 갈라져 참깨가 땅에 떨어지는 개과(開果ㆍdehiscent)종. 수확능률이 낮은 참깨농사는 미국에서 특히 외면을 당했다. 추수기가 목화와 겹치는데다 알갱이의 90%가 땅에 떨어져버렸으니까. 미국에서 상업적 참깨농업이 시작된 것은 1950년대부터. 랭험(D G Langham) 박사가 1946년 껍질의 끝만 살짝 벌어지는 폐과(閉果ㆍnon-dehiscent) 돌연변이종을 발견하고 ‘닫혀라 참깨’종으로 발전시킨 덕분이다. 신품종에 주목해 참깨회사를 차린 앤더스 형제는 인종차별 없이 사람을 뽑고 자녀들을 위한 최상의 교육시설을 갖춰 명망을 얻었다. 앤더스 형제는 미국 내 수요가 적어 크게 성공하지 못했으나 흔적을 남겼다.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의 이름이 차별 없는 교육을 추구한 이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붙여졌다. 세계로 퍼진 ‘닫혀라 참깨’ 품종의 혜택을 본 나라는 중국과 인도ㆍ미얀마. 참깨는 줄기가 약해 콤바인 수확이 불가능했기에 저개발국가에 적합한 작물로 남았지만 상황이 변하고 있다. 미국의 기계화 참깨농업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랭험 박사가 1991년 5월27일 세상을 뜨기 전에 줄기가 강하고 키도 큰 품종을 개발한 덕이다. 미국의 생산량은 세계 수준에 못 미치나 종자와 재배기술에 관한 기술을 독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시장장악이 가능한 상황이다. 갈수록 재배면적이 줄고 수입이 늘어나는 처지에서 부럽기 짝이 없다. 우리 농업에도 과학의 마법이 걸렸으면 좋겠다. ‘닫혀라 참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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