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이것이 이세돌의 특기

제7보(81~86)



싸움의 고수는 상대를 결코 편안하게 만들지 않는다. 상대가 가장 꺼리는 바로 그 부분을 사정없이 찌른다. 상대방의 뼈를 저리게 하는 데는 이세돌이 단연 세계제일이다. 전에는 조훈현이 그 방면의 천재였는데 지금은 이세돌이다. 전성기의 조훈현보다 갑절로 표독하다.”(서봉수) 이세돌의 특기는 이 바둑에서 너무도 생생하게 나타난다. 이창호가 흑81로 시원한 행마를 했을 때 즉시 82로 끼운 이 수순이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였다. 검토실의 청소년 기사들은 이 수순을 보자 일제히 감탄을 토해냈다. 감탄이라기보다 신음과 탄식에 가까운 기이한 것이었다. 당대의 고수가 순간적으로 보여준 너무도 예리한 한칼이었다. 81은 그 자체로 상당히 멋진 행마였다. 득의의 수순이라고 칭찬할 만했다. 그러나 아주 작은 허점이 있었다. 바로 그 허점을 이세돌은 놓치지 않고 찔러간 것이었다. 흑은 백82의 한 점을 잡을 도리가 없다. 억지로 잡으려다가는 좌변쪽 흑대마가 잡히는 것이다. 할수없이 이창호는 흑83으로 손을 돌렸는데 이세돌은 그쪽을 받지 않고 84로 자물쇠를 채워 버렸다. 이렇게 되고 보니 흑81은 완전히 헛수가 되고 말았다. 아무 때나 선수가 된다고 흑83을 미리 두지 않은 것이 흑의 실수였어요.”(원성진) 81로는 참고도1의 흑1을 먼저 두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때라면 백은 2로 받게 되는데 그때 3 이하 9로 두어갔으면 큰 사고는 면할 수 있었다. 실전보의 흑81을 살리려면 흑83으로는 참고도2의 흑1 이하 7로 두면 된다. 그러나 이창호는 이 코스가 너무도 굴욕적이므로 83으로 젖혔고 숨막히는 혈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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