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대형 M&A 잇단 파열음] 외환은행

"이면계약 없다" 해명에도 금융권 의심의 눈초리<br>과다베팅 논란에 속앓이


속전속결로 비교적 손조롭게 외환은행을 품에 안을 것으로 예상했던 하나금융지주도 시간이 지나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속속 밝혀지는 계약내용이 인수비용을 과다하게 지급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고 있는데다 인수대상인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도 만만찮다. 하나금융의 첫 걸림돌은 연말 배당금을 주당 850원으로 고정시켜 론스타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마련해줬다는 의혹. 결과적으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금액은 당초 발표됐던 주당 1만4,250원이 아니라 배당금을 포함한 1만5,100원에 달해 과도한 베팅이라는 지적이 불거졌다. 인수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과 런던 등으로 출국했던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12일 귀국 직후 "이면계약이란 있을 수 없다"며 의혹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김 회장은 "인수합병 계약이 연말을 넘기는 경우 배당에 대한 문제를 다루게 된다"며 "배당은 대주주가 결정할 사항이므로 인수가격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법률적인 검토도 거쳤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이 매수자 입장에서 대주주인 론스타가 배당청구권을 지나치게 행사해 주당 가치를 희석시키기 않도록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석연찮은 구석이 남아 있다는 반응이다. 외환은행과 현대건설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론스타의 발 빠른 움직임이 오히려 주목을 끌고 있어서다. '먹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론스타는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외환은행이 보유한 현대건설 지분을 매각해야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시간이 지연될 경우에 대비해 이런저런 안전장치를 마련해둔 게 아니냐는 것이다. 12일 김 회장이 밝힌 인수자금의 추가 부담도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내년 3월 말까지 외환은행 인수를 완료하지 못하면 주당 인수가격을 매달 100원씩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계약내용이 뒤늦게 밝혀졌다. 하나금융은 이에 대해 "외환은행의 이익금이 매달 누적되기 때문에 론스타와 추가 부담에 계약했다"고 해명했지만 인수비용이 늘어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내년 2월 말까지 모든 인수작업을 마무리해 각종 의혹이나 우려를 떨쳐버리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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