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동차업계의 생존전략/제임스 플래니건(특별기고)

세계자동차산업이 과당 경쟁과 환경 규제로 고전하고 있지만 미국의 포드사는 올 2·4분기중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파업사태에 시달렸던 제너럴모터스(GM)사도 놀라운 순익을 기록했다.그러나 정작 주식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해 주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자동차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인텔같은 첨단기술업체 만큼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1천8백만대의 공급과잉에 처해있는 자동차산업이 극심한 경쟁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미 26%의 초과공급상태인 자동차시장은 2∼3년내에 과잉차량이 2천2백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다 신규 자동차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삼성자동차는 내년부터 일본 닛산(일산)자동차의 변형판을 미국시장에 내놓는다. 한국의 대우자동차도 내년에 미국에 상륙한다. 아시아 및 남미의 개발도상국들은 자동차의 소비시장이자 생산국들이다. 한국기업의 자문역할을 맡고 있는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컨설턴트인 더그 케보키안은 『자동차산업은 숙련된 노동력을 배출, 고부가가치 수출상품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자동차산업의 현주소는 모든 국가들이 철강산업을 원했던 40년전을 생각나게 한다. 당시 철강의 초과 생산은 피치버그를 비롯한 철강단지를 황폐화시키면서 철강산업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여기다 환경문제마저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엄격한 미대기정화법이 제정됐고 올12월엔 연료값을 인상시키는 규제법이 선보일 것이다. 1천만명의 고용인력과 1조달러의 매출을 자랑하던 자동차 산업이 21세기를 앞두고 먹구름에 휩싸여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에 암운만 깔려있는 것은 아니다. 포드, GM 등 주요업체들은 세계적으로 제조·영업망을 확대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회사들은 포드처럼 점점 더 효율적인 체질을 구축하고 있다. 포드가 지난주 발표한 97년 상반기 40억달러의 이익중 45%인 18억달러가 비용 절감을 통해 얻은 것이다. 포드는 항공기산업과 마찬가지로 하청업체들을 집중화, 단일부품보다는 조립부품을 공급받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또 기존의 디자인과 자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비용 절감이 반드시 종업원을 감축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포드는 37만2천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포드의 직접 노동비용은 전체 비용의 12%를 밑돌고 있다. 구매비용이 전체의 50%를 웃돌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업체들은 하청업체와의 관계에 온통 신경을 쏟고있다. 몇가지 비용은 상승했다. 포드는 2년의 임대기간후 딜러에게 돌아오는 차량의 가격 하락에 대비, 여유자금을 적립해야 했다. 그러나 한 대형자동차 딜러는 리스 판매방식을 동원해 저가차량에 맞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2년 임대후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2군업체들의 신차보다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거의 새로운」 고급차량들을 팔 수 있다. 이 딜러는 바로 이것이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라고 밝힌다. 자동차업체들은 앞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변덕스러운 고객에게 멋진 차량을 제공하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인기있는 차가 수익성도 높게 마련이다. 장기적으로는 환경법이 천연가스나 전지로 움직이는 승용차나 트럭의 개발을 촉진시킬 것이다. 자동차업체들은 이같은 차량을 만들기위해 투자할 수 있지만 다만 수익성이 문제다. 스포츠와 고급차량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정작 자동차회사들의 순익은 보잘 것 없다. 1달러의 매출액을 올려 포드와 GM이 각각 3.7센트, 3.5센트의 순익을 내는데 반해 마이크로소프트는 27센트를 번다. 이는 자동차회사들이 비용 절감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포드의 순익과 사상 최고수준의 주가는 아직도 선두업체들의 미래가 여전히 밝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약력 ▲36년 뉴욕 출생 ▲맨해튼대 영문학과 ▲해럴드 트리뷴 기자 ▲포브스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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