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소비심리 위축..경기 하강하나

통계청이 9일 발표한 `5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는 한국경제가 연초의 `반짝회복'을 끝내고 다시 하강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앞으로의 소비 증감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소비자기대지수가 기준선인 100선을 뚫고 내려갔다는 점이 적지않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통계청은 조사당시에 국제유가가 떨어졌는데다 직전에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2.7%에 그친 것으로 발표된데 따른 영향이라면서 지나친 비관론에 빠질 필요는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2개월연속 하강하는 소비심리 `5월 소비자전망 조사'의 지표들은 지난 3월에 정점을 찍고 일제히 하향곡선을그리기 시작했다. 종합지표인 소비자기대지수는 지난 3월 102.2에 도달했으나 4월 101.3에 이어 5월에는 99.2로 주저앉았다. 세부항목인 경기기대지수는 지난 3월의 110.4에서 4월에는 107.8로, 5월에는 102.4로 성큼성큼 내려가고 있다. 내구소비재구매 기대지수는 100선에 도달하지도 못한채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외식.오락.문화도 지난 3월의 92.3까지 올라갔다가 2개월 연속 하강했다. 소비성향이 가장 강한 20대의 기대지수도 지난 4월에 105.0까지 상승했다가 5월에는 104.8로 후퇴했다. 오삼규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기대지수가 2개월연속 하강하는 것은 안좋은 모습이지만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면서 "상당수의 세부지표들은 여전히기준선인 100선을 웃돌고 있다"고 강조했다. ◆ 청신호.적신호 엇갈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도 부정적으로 나왔다. 경기종합지수 선행지수가 4개월만에 하강하는 모습을 보였고 동행지수 전월비는2년만에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생산.투자.소비도 일제히 전월보다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천426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1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조사결과(BSI)'의 제조업 업황 BSI도 5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부정적인 신호 일색인 것만은 아니다. `4월 서비스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1.8%가늘어나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 증가율은 작년 3월의 2.5%이후 가장 높은수준이다. 지난 5월의 수출도 환율하락.고유가 등 불리한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11.8%라는 두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 전문가들 견해도 불일치 경제 전문가들의 경기전망도 한 방향으로 일치하지 않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경제팀장은 "지난 1.4분기에 빠르게 개선됐던 소비자 심리가 일시적으로 부분적인 조정을 받고 있다"고 해석하고 "하반기에는 다시 상승세로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작년처럼 경기가 연초에 좋았다 나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가계가 경기에 대해 느끼는 시각이 작년보다 긍정적인 데다 수출이 호조세이고 환율. 북핵문제 등도 진정되고 있어 올해 상황은 작년과 다르다"고 진단했다. 전민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초에 과도하게 부풀어 올랐던 경기회복 기대감이 조정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며 "5월초에 발표됐던 1.4분기 경제성장률 등 각종지표가 좋지 않게 나온 것도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심리가 추가로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부동산투기 억제정책 등으로 소비회복은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6월 지수를 봐야 정확한 추세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기대지수의 기준치 하회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는 힘들다"고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도 기대지수가 기준치 밑으로 내려간 경우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며 소비자심리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이상원.현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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