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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영노 스포츠 콩트] 장미란, 올림픽 금메달 사실상 예약

지난해 9월28일 인천국제공항, 태국에서 벌어진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대회 3연패를 이루고 귀국하던 장미란이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인상, 용상 합계 340kg을 들어 금메달을 따겠다”고 선언을 한 것이다. 당시 여자 역도 플러스 75kg급 합계 세계기록은 319kg으로 장미란과 중국의 라이벌 무솽솽이 동시에 갖고 있었다. 그런데 세계기록을 무려 21kg이나 더 들겠다고 큰소리 친 것이다. 역도는 자신의 들 수 있는 최고 무게 보다 불과 1kg을 더 들기 위해 수백 수천 톤의 무게를 들어 올려야 하는 종목이다. 그런데 1년도 남지 않은 올림픽에서 무려 21kg을 더 든다고 한 것이다. 장미란은 평소 과장되게 말하거나, 흰소리를 하는 선수가 아니었기에 그의 발언은 한 때 역도 계에 화재가 되었었지만 워낙 비 현실적인 얘기여서 곧 잊혀 졌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7개월 후인 2008년 4월 중국 올림픽 선발전에서 무솽솽 선수가 종전 세계기록 319kg보다 무려 9kg이나 더 든 합계 328kg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중국 국내 대회였기에 비공인 세계신기록이었지만 어쨌든 무솽솽은 만약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을 한다면 328kg을 들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장미란은 무솽솽이 328kg을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당시 태릉선수촌에서 장미란 선수를 만날 기회가 있어서 장미란 선수에게 물었었다. -무솽솽 선수의 기록(세계신기록)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내 대회에서 들었건 세계대회에서 들었건 선수는 자신이 들었던 기록을 언제나 들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최소한 328kg 이상을 들어야 한다는 목표가 생긴 것이다. -장 선수도 328kg을 들 수 있다는 말인가 지난해 분명히 나의 목표(340kg)를 말했었다. 장미란이 자신이 빈말을 한 것이 아니었음을 어제 태릉선수촌에서 40여명의 역도 관계자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입증했다. 장미란은 어제 태릉선수촌에서 인상 140kg, 용상 180kg 합계 330kg의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장미란은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우고도 아직 힘이 남았는지.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내 기록을 좀 더 경신하고 싶다”고 기념을 토했다. 지금 중국은 여자 역도에 어느 선수를 출전시킬 것인지 저울질을 하고 있다. 여자 역도는 모두 7체급이 있는데, 세계선수권대회는 무제한으로 출전이 가능하지만 올림픽에서는 한 나라가 모든 체급을 독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한 나라에 최대 4체급까지 출전권만 주어진다. 90년대 후반 중국이 여자 역도 전 체급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려진 조치다. 그러나 이번 장미란 선수의 비공인 세계신기록 작성으로 이제 플러스 75kg급의 무솽솽 선수의 올림픽 출전이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금메달 1~2개 차이로 종합 1위를 다툴 중국이 좀 더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체급에 출전시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만약 무솽솽이 베이징 올림픽에 나오지 않는다면 장미란의 금메달 가능성은 99퍼센트다. 최근 각종 국제대회에서 장미란과 무솽솽 외에 여자 역도에서 300kg 이상 든 선수가 없었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금, 은 메달을 딴 중국의 탕공홍과 한국의 장미란에 이어 동메달을 딴 선수는 불가리아의 아가타 위로벨 선수로 겨우 290kg에 그쳤었다. 스포츠 꽁트; 무솽솽이 두렵지 않은가 장미란 ; 역도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스포츠 꽁트; 그래도 라이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 장미란 ; 나의 라이벌은 340kg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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