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영화시장 일본 바람 부나

'하울의…성' '조제, 호랑이…'등 꾸준한 인기<BR>그간 외면했던 日 영화 인식전환 계기될듯

4개월째 장기상영되고 있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주인공들의 절제된 연기로 관객들을 모으고 있다.

최근 국내 영화시장에서 일본 영화가 인기를 끌며 선전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일본 소품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그것. 지난해 1월 일본 영화의 국내시장 개방(방송용 애니메이션 제외)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거의 없었던 일본 영화는 이 두 작품의 성공에 크게 고무되고 있다. ‘하울…’은 개봉 4주만인 18일 현재 전국에서 250만명을 돌파하며 최다 관객동원 일본 영화 자리에 올랐다. 일본에서도 관객 1,000만명을 동원한 이 영화는 지난해 관객수 320만명을 달성한 미국산 애니메이션 ‘슈렉2’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0월말 개봉된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세 달이 다 되도록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아 영화팬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흥행이 안 된다 싶으면 1주일이 안돼도 막을 내리는 게 영화계 현실이다 보니 수입가 2,500만원을 들인 소품 영화 ‘조제…’의 장기 상연은 쉽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첫 개봉시 전국 5개 스크린에서 겨우 출발한 '조제…'는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현재 전국 4만여명의 극장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1,000만명 이상을 동원하는 영화가 두 편이나 나온 것에 비하면 지극히 적은 관객수지만 수입사는 이미 1억원 이상의 짭짤한 수익을 거둬들인 상태다. ‘조제…’의 성공 비결은 멜로물이긴 하지만 과장 없이 관객들의 눈물샘은 자극하는 절제된 표현력에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 평범한 대학생과 다리가 불편한 소녀(조제)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지나치게 밝다거나 악다구니를 부리는 캐릭터의 전형에서 벗어난 여주인공의 슬픈 연기가 입 소문을 타고 있다. 지금도 서울 종로의 시네코아와 서울 동숭동 하이퍼텍 나다에서 관객들을 맞고 있고,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도 15일부터 오는 2월 13일까지 이 영화를 하루 다섯 차례 상영하기로 했다. 일본영화는 지난해 총 27편이 들어와 국내 시장에 개봉된 전체 영화 수의 9.5%를 차지했지만, 관객 점유율은 2~3% 정도로 낮은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두 영화의 성공은 일본 문화에 거부감이 없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일본문화 애호 현상과 더불어 앞으로 스크린에도 거센 일본 바람이 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역사적인 한ㆍ일 감정 때문에 외면당했던 일본영화에 대한 인식이 최근 새로워지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일본 영화를 접하게 되면서 국내 영화시장에서 일본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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