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그래도 벤처가 희망이다"

서울경제신문사 외 지음, '왜 벤처인가? 세계의 선택'최근 2~3년 벤처기업은 롤로코스터에 올라탄듯 천국과 지옥을 오락가락 하고있다. 지난해 초만해도 우리나라 경제난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벤처기업들은 불과 수 개월새 일제히 몰락의 길을 걸었다. '무늬만 벤처'인 기업에까지 투자자들이 뭉칫돈을 들고 줄을 서서 받아주기를 간청했던 것도 우스꽝스러운 일이었지만, '알짜 벤처'마저 거품빠지기 와중에 맨살이 도려지고 뼈까지 깎이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실로 가슴아픈 일이다. 테헤란밸리에 돈의 홍수가 거셌던 것 이상으로 현재 벤처업계가 겪고 있는 돈 가뭄은 숨통을 압박할 만큼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이대로 벤처업계의 고난을 방치해서는 곤란하다는 주장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정보통신ㆍ생명공학ㆍ엔터테인먼트 등 미래사회를 이끌 성장엔진을 담당하고 있는 주체가 바로 벤처기업들이고, 더욱이 인적 자원 말고는 뚜렷이 기댈 것이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벤처 육성에 대한 희망을 버려서는 곤란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기력을 크게 상실한 벤처업계에 피(돈)를 돌게하고, 숨(의욕)을 불어넣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개발연대인 1960년에 창간, 40여년간 경제성장의 산 증인 역할을 해온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최대의 창투사인 케이티비 네트워크(KTB network)와 공동작업으로 펴낸 '왜 벤처인가? 세계의 선택'은 우리는 벤처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뚜렷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이는 단지 우리의 특수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며 인류 모두의 선택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전제로 벤처기업들의 살 길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한다. 우선 21세기는 국가간의 국경이 사라지는 무한 경쟁의 시대인 만큼, 우리 벤처인도 세계적인 기준과 안목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도 그 기술의 국제화 노력을 게을리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의 활용에 뒤쳐져 실력을 십분 활용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오라클ㆍ에릭슨 등 세계적인 벤처기업이 나오려면 우리 벤처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다음으로 이제 벤처인은 기술본위의 기업가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가 상승과 증자 수익에 기대 큰 돈을 챙기는데만 혈안이었던 일부 벤처인들이 벤처를 죽인 주범이었음을 꼬집으면서 벤처 특유의 도전정신을 회복하고 첨단의 기술로 무장하라고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벤처 네트워크를 구축하라고 제안한다. 정부ㆍ대기업ㆍ민간연구소를 가릴 것 없이 유연한 자세로 서로 손잡고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다 보면 반드시 그 속에서 쓸만한 아이디어가 나오게 될 것이고, 자금 모집도 한결 수월해짐과 동시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자연스럽게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서울경제신문 성장기업부 기자들이 전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중국의 중관춘, 인도의 방갈로르 등 벤처산업이 용솟음 치고 있는 현장을 생생한 필치로 만날수 있다. 더불어 이들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벤처 영웅'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게 된다. 또한 케이티비 네트워크의 직원들은 미국ㆍ일본ㆍ유럽ㆍ중국 등 전세계 벤처업계의 동향과 전망을 다양한 도표와 분석자료를 덧붙여 가며 전문가의 시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ㆍ인도 등 개도국의 벤처업계 현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고, 성공한 벤처인들의 이야기도 생동감 있게 실려있다는 점에서 '벤처 참고서'로 삼을 만하다. 서울대와 고려대가 학부생 대상 교양강좌에서 추천도서로 채택한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벤처 네트워크'의 구축을 역설하고 있는 이 책은 주제의식에 충실하게 권말에 미국ㆍ일본ㆍ유럽ㆍ중국ㆍ인도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벤처인들의 이름과 이메일주소, 전화번호 등을 수록해 놓았다. 물론 이들 지역에 진출하려는 국내 벤처인들에 대한 깊은 배려이다.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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