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표상으론 회복국면 뚜렷/6월 산업활동 동향에 담긴뜻

◎수출증가율 22개월만에 최고/재고 경기저점수준으로 감소/기아사태가 최대 변수통계청이 30일 발표한 6월중 산업활동동향은 생산, 재고 등 각종 지표상으로 경기저점이 오는 9∼10월로 임박했음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기아그룹의 부도유예사태(7월)가 반영되지 않아 경기저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산업활동동향을 요약하면 우리경제는 수출회복에 힘입어 높은 생산증가율을 보이면서 재고수준도 줄어들고 있다. 6월중 생산은 12.4%가 증가했다. 물량기준으로 26.8%에 달하는 높은 수출증가율 덕분이다. 이같은 증가율은 95년 8월(27.8%)이후 최고치다. 반면 재고증가율은 10.7%로 95년 6월의 6.4%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하면 경기저점수준인 6%안팎에 그치는 수치로 재고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설명이다.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 회복국면으로 접어드는게 상례다. 경기선행지수도 경기저점이 2∼3개월 남았음을 설명한다. 6월중 경기선행지수는 전월에 비해 0.7%가 증가, 지난 2월이후 4개월째 상승했다. 통계청은 경기선행지수가 상승국면으로 돌아선 뒤 통상 6∼7개월 이후에 경기저점을 통과한 전례를 고려할 때 이르면 9월에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아사태의 파급효과다. 기아그룹의 매출액은 95년을 기준으로 전산업의 1.3%, 제조업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4월중 산업생산증가율 10.4%가운데 기아기여부문이 0.69%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협력업체 등을 포함할 경우 파급효과는 더 확대된다. 정부는 심리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기아사태가 경기저점을 크게 늦출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올들어 다수의 재벌그룹들이 부도가 나거나 부도유예협약의 적용을 받았지만 수출증가를 원동력으로 한 생산증가 및 재고감소추세가 지속돼 왔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한보(1월), 삼미(3월), 진로(4월), 대농(5월)사태에도 불구하고 생산활동이 크게 영향을 받지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기아의 경우도 생산활동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등 해외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어 아직 수출차질이나 판매차질을 빚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공장가동전에 부도가 난 한미나 소비재위주의 진로, 대농을 기아와 직접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기아가 기간산업으로 수천개 협력업체의 생산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편 6월중 도소매판매는 3.9%증가에 그치고 국내기계수주는 0.1%가 감소하는 등 소비와 투자는 아직도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저점을 통과해도 활황은 느끼지 못하는 L자형 경기국면이 도래할 것을 예고한다는 분석이다. 경기가 회복돼도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밖에 없어 가계와 기업들의 소비심리와 투자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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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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