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 회복…올 임단협 '가시밭길'

올 노사관계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경기 호전으로 노동계는 13.2~15.2%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반면 경총은 5.4%의 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등 노사간의 시각차가 워낙 크다. 임금 뿐 아니라 구조조정 및 인원 감축, 임금 제도 개편, 근로시간 등도 노사간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한국노동교육원은 8일 오후 3시 서초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2000년 노사관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노사정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선(李銑) 노동교육원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새천년 새시대를 맞아 참여와 협력에 기초한 노사 동반자적 관계 정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노사관계 현황과 문제점=지난 87·88년 폭발한 노사분규는 90년대 들어 진정됐으나 97년 구조조정 관련 분규가 늘어 분규건수와 근로손실일수는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노사관계 민주화로 노동운동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크게 증대됐으나 노조조직의 확충은 미흡했다. 임금 교섭도 노사가 서로 자신의 몫을 더 챙기겠다는 제로섬 게임에 머물러 경제적 효율성과 형평성을 높여나가는 데에는 소홀했다. 지난 87년 이후 지금까지 98년을 제외하고는 국민경제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임금상승률에 못미쳐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기업별 노조조직 체계나 교섭구조는 생산적 노사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노사관계 전망=한국개발연구원(KDI)가 지난해 말 경제전문가 357명을 대상으로 경제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32.5%가 노사관계 불안을 올 경제의 최대 난제로 꼽았다. 이는 물가상승(24.1%)이나 환율 불안정(20.2%), 금리상승(10.1%)을 웃도는 것이다. 경총이 50대 기업의 인사·노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했을 때도 77.8%가 올 노사관계가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올 노사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는 경기호전에 따른 분배 욕구 재연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 갈등 노사단체간 대립이 기업 단위로 파급 노사 불신과 성숙하지 못한 노사관계 인식 선거에 따른 분위기 이완 등이 꼽혔다. 기업에서는 임금 인상 작업방식및 배치 전환 등 구조조정 인원 감축 임금 제도 개편 근로시간 등이 올 노사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소로 전망했다. ◇올 노사관계 과제=글로벌 경제시대에 노사관계는 우물안 개구리식의 대립·소모적 관계를 청산하고 참여와 협력의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신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6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 첫째, 기업 단위에서 파이의 몫을 결정하는 단체교섭의 기능을 줄이고 파이 자체를 키워나가기 위한 참여와 협력의 영역을 키워야 한다. 둘째, 상급 노조와 노사정위원회 기능 활성화를 통해 기업 단위의 노사대립쟁점이 걸러져야 한다. 셋째, 임금·단체협상 공동 교섭으로 임금과 단체 협약 사항간 타협을 유도, 노사합의의 폭을 넓히고 교섭횟수를 줄여야 한다. 다섯째, 성과배분제의 도입 및 근로자 평가의 객관성·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임금제도의 합리화를 도모해야 한다. 여섯째, 정보기술의 발전과 경제의 소프트화·서비스화 등에 부응하기 위해 근로자 교육훈련이 강화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권위적 노사관계를 불식시키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조직화를 확충하는 등 노사관계 민주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정재홍기자JJ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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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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