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판 '농림수산식품 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수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4.5%로 2010년(54.0%)에 비해 10%나 감소했다. 곡물자급률도 역대 최저치인 22.6%를 기록했다.
쌀ㆍ보리ㆍ콩 등 국내에서 소비되는 식량 중 국내에서 생산되는 비율인 식량자급률과 여기에 사료용 곡물까지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한 나라의 식량 위기 대처능력을 직접 나타내는 지표다. 자급률 하락은 우리 식생활에서 쌀의 비중이 줄어들며 밀 등 다른 곡물의 수입이 늘었기 때문인데 이는 우리 농산물의 국제경쟁력이 그만큼 취약하며 식량위기 발생시 우리가 받을 영향이 커졌음을 나타낸다.
식량자급률이 크게 감소한 주요인은 그동안 100%대의 자급률로 우리의 식량자급률을 뒷받침해오던 쌀이 2010년 태풍 피해와 지속적인 경지면적 감소로 생산이 줄어든 데 비해 가공 등의 수요 증가로 자급률이 20%나 감소한 데 있으며 콩도 10%나 줄었기 때문이다.
밀(2.2%)은 오히려 0.5% 증가했지만 절대치가 너무 낮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문제는 올해도 태풍으로 쌀 생산량 감소가 예상돼 내년에도 자급률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우리처럼 식량자급률이 낮은 일본(2011년, 39%)은 식량 안전보장을 위해 '모든 국민이 농업ㆍ농촌을 지탱하는 사회의 창조'를 농정 기본방침으로 확정하고 농업ㆍ농촌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굶주려 고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식량자급률이 2009년 76.1%라는 것을 보면 '44.5%'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자급률이 낮은 우리로서는 1980년 냉해로 부족한 쌀을 시세보다 2.5배나 비싸게 사야만 했던 경험이 있으며 올해에는 고온ㆍ가뭄 등에 의한 세계 곡창지대의 생산 감소로 식량 위기가 재현될 조짐이 있어 걱정이다. 수입으로 식량 수요를 맞춰나가는 우리로서는 주요 농산물 수출국들의 흉작이나 국제 갈등의 고조 등으로 순조로운 식량 수급이 위협받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농경지의 유지와 확대, 농업 생산성의 증대, 경지 이용률 제고, 작물보호기술의 확충 등으로 공급을 유지하고 사료작물의 생산 증대나 비식용작물의 이용 확충 등 수요 증가에도 대비해야 한다.
자칫 낮은 식량자급률이 상승한 국가신용도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국민 모두가 우리의 식량상황을 바르게 인식하고 힘을 모아 해결하려는 마음을 가져 좀 더 풍요로운 밥상을 맞이하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