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통-제조사 역학관계 변화조짐

이통사 단말기 보조금 축소·외국산 도입 추진<br>이통사, 국내社의존도 줄여 단가 인하 모색<br>과열경쟁땐 외국 단말기에 주도권 뺏길 우려<br>내수점유율 80% 삼성·LG전자 영향력 줄듯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보조금 축소, 외국산 휴대폰 도입 등의 여파로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간의 역학관계에 변화조짐이 일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열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통신사업자CEO 간담회에서 최 위원장은 과도한 보조금으로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만 큰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이통사에게 마케팅 비용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게다가 SK텔레콤, KTF 등이 단말기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키아, 소니에릭슨, 애플 등 외산 휴대폰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한국 시장에서 8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영향력이 다소 위축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통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올해 상반기에 이통시장이 과열되면서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배만 부르게 해줬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통사간 가입자를 뺏기 위해 뿌린 보조금이 이통사들에게는 실적 악화로 이어진 대신 휴대폰 업계에는 최대 호황으로 이어졌다. 국내 휴대폰 가격이 최저 20만원대 후반에서 최고 70만원대로 형성되는 다소 기이한 가격구조를 지니고 있는 점도 이통사들의 불만을 증폭시켰다. 내수시장에는 해외에 출시하는 5만원 미만의 초저가폰이 없는 대신 30만~40만원대 제품이 이통사의 보조금을 통해 공짜폰으로 팔린다. 결국 애당초 높게 책정된 가격을 이통사들이 지원해주는 형식인 셈이다. 특히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등 중견 업체들이 줄줄이 몰락하면서 저가폰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도 이통사들이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된 요인이다. 휴대폰 업계의 관계자는 “협소한 국내 시장은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않을 뿐더러 다양한 모델을 짧은 간격으로 선보이기 때문에 다소 가격이 비싸보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해외 제조사의 모델을 들여오면서 국내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나아가 국내 제조사의 출고가를 낮추려는 의도도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이통사간의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주도권을 외산 업체에 내주면서 보다 신중한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해외 업체들의 경우 한국 시장에 들어올 때 일정 물량을 담보해 주기 때문에 무리한 계약을 할 경우 자칫 제3자만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 국내에 들어온 HTC, 모토로라 등의 휴대폰은 막대한 보조금을 통해 공짜폰으로 풀리고 있어 이통사가 해외 업체들의 수익을 지원해주는 모양새를 보인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외에서 물량을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마진을 챙긴다”며 “소비자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국내 휴대폰 시장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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