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러시아서 흘러나온 검은 돈 찾아라"

미국과 유럽의 수사 당국·은행들은 러시아 마피아 조직과 구 공산당 세력이 서방 은행에 예치해 놓은 수천억달러의 거액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서방 수사 당국은 러시아의 검은 돈이 국제 금융시장 교란 국제적 범죄단체 조직 구 공산세력의 정치활동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은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구소련 공산당 간부와 러시아 범죄단체들이 돈세탁을 거쳐 서방은행에 예치한 자금의 규모는 정확히 산출되지 않고 있지만,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의 신용평가회사인 피치 IBCA는 93년부터 98년까지 러시아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모두 1,36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는 이 기간 러시아에 유입된 국제 투자자금보다 많은 액수다. 또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미 수사당국은 러시아 마피아의 자금일 것으로 보이는 100억달러의 돈이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뉴욕은행을 통해 세탁된 혐의를 잡고 있다. 이는 러시아 연간 예산의 40%에 해당하며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6%에 해당한다. 이러한 자금은 구 공산세력과 범죄단체가 무기 및 마약거래·매춘·탈세 등을 통해 모금한 불법 자금으로, 세계 도처의 역외은행을 통해 돈세탁 과정을 거쳐 미국과 유럽 은행에 예치돼 있다. 스위스 은행감독당국은 구 소련의 자금 400억달러가 스위스에 예치돼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89년 러시아가 붕괴될 때 공산당 간부들은 KGB에 전세계 은행 및 기업을 연결하는 비밀 자금망을 구축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각국에 주재하던 소련 대사관과 은행 및 기업 지사들은 공산당 불법자금 이동을 담당했다. 이 자금의 일부가 러시아와 구소련에서 독립한 나라에 들어가 국영기업 인수 자금으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상당액이 각국을 떠돌아 다니고 있다. 미 FBI에 의해 조사를 받고 있는 뉴욕은행 구좌는 러시아 마피아 대부인 세묜 모길레비치의 자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길레비치는 동독 주둔 러시아군이 철수할 때 헐값에 무기를 사서 세르비아·이라크·이란 등에 판매, 많은 돈을 번 것으로 미 수사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총리를 지냈던 파블로 라자렝코씨는 재직시 국내 가스회사에 특혜를 주며 받은 부정한 돈을 스위스 은행에 예치해 놓았다가 스위스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인영 특파원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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