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건설중인 24개 수·화력발전소의 조기 매각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또 지금까지 기업과 투자자에 대한 세금경감에 주력했던 에너지절약대책을 최종소비자 중심으로 전환, 획기적인 절세 혜택을 부여하고 앞으로 10년간총 100만호의 초에너지절약형 주택을 보급키로 했다.
산업자원부는 12일 이같은 내용 등이 담긴 「2000년도 에너지부문 주요 시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 주요 시책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한전의 조기민영화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획기적 절세 혜택, 환경보호 우선주의에의 대응이 그 것. 세부 시책내용은 크게 24개분야로 에너지절약을 위한 산업전부문의 개편과 개혁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들 시책이 제대로 시행되면 경제적 효과만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자부는 이달중에 이번 시책의 기대효과를 산출, 발표할 예정이다.
◇수력·화력발전소 조기 매각 적극 검토= 한전을 분할한뒤 매각한다는 당초민영화 방침이었으나 이번 대책에서는 순서를 바꿀 수도 있다는 점을 밝혔다. 분할과 자회사의 단계적 민영화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함이다.
현재 건설이 진행중인 수·화력발전소는 24개. 산자부는 이들의 조기매각 여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5월중이면 최종 방침이 나온다.
산자부가 한전의 수력, 화력 발전부문을 6개 자회사로 분할, 매각한다는 입장을 선회하려는 것은 원매자가 건설중인 발전소의 인수를 기피하거나 인수 이후 건설을 포기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획기적 세금 경감으로 에너지 저소비형구조 유도= 이번 정책의 핵심골자는 한마디로 에너지를 적게 쓰자는데 있다. 기후변화협약으로 대표되는 환경보호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사용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할 정책필요성도 높아진 것.
산업자원부 정장섭(鄭長燮) 자원정책실장은 『현재와 같은 에너지 공급·소비 구조로는 경제의 지속적 안정과 국민복지 향상에 대처할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국가 원유가 인상도 이번 정책을 보다 강도높게 추진케 했던 요인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절감 대책의 특징은 최종소비자를 에너지 절감의 최우선 대상으로 정했다는 점. 지금까지는 기업이나 투자자 위주로 절세혜택이 부여돼 왔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켐페인 이외에 별다른 유인책이 없었던 게 사실. 가령 고연비 자동차를 구입하는 경우 약 500만원까지는 세금공제 혜택이 부여될 전망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미국의 고효율연비 자동차에 대한 감세 혜택이 최대 4,000달러인데 우리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게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용 태양에너지 설비와 건물의 고효율기기 등의 구입에는 절세혜택은 물론 구입자금도 장기저리로 융자할 방침이다. 산자부는 이르면 이달안에 세부적인 추가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감세와 에너지 비축자금을 재원으로 충당하고 별도의 예산 편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초절약 주택 백만호 공급= 초 에너지 절약형 주택 100만호가 앞으로 10년간 보급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신축 뿐 아니라 기존 건물의 개축도 포함된다. 우선 올해안에 50호가 시범 사업으로 신축될 예정. 산자부는 관계부처 협의와 법령 개정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이 사업을 본격추진할 계획이다. 에너지 절약형 주택에 대한 품질인증제도 도입과 고효율 기기의 규격을 표준화시켜 공급단가 하락과 보급 확산을 유도할 방침이다.
◇에너지 대이터베이스 구축= 본격적인 에너지기술·설비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들어갔다는 점도 눈에뛰는 대목이다. 국내 에너지 사용과 절약 잠재량을 보다 정확하게 계량 분석할수 있는 관련 통계가 집적되면 기후변화협약 등에도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홍우기자HONGW@SED.CO.KR
입력시간 2000/03/12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