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장기불황' 우려 가볍게 봐선 안된다

국내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7명이 현재의 우리경제를 장기불황이라고 진단했다는 한국CEO포럼의 조사결과는 예사롭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조사대상자 71명 중 43.8%가 장기불황 진입초기, 27.1%가 이미 장기불황이 진행 중이라고 응답했다. CEO들은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성장잠재력 저하(44.7%)를 꼽았으며 고유가와 환율은 9.2%에 그쳤다. 당장의 경제난과 경영애로 요인보다 미래의 경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경제가 대단히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곧 좋아질 것’이라는 게 청와대와 정부의 진단이지만 정작 경제현장에 있는 기업인들의 인식은 이와는 한참 거리가 있는 것이다. 기업인들의 상황진단과 전망에는 어느 정도 과장이 섞여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장기불황이라는 응답이 70%를 넘고 현재보다 미래를 더 걱정하고 있다는 점은 엄살로 치부하고 그냥 흘려 들을 수 없게 만든다. 실제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CEO들의 걱정에 충분한 근거가 있다. 경기침체는 벌써 2년 이상 지속되고 있으며 정부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앞날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성장잠재력과 직결되는 투자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날 줄 모르고 있으며 여기다 고령화가 세계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타개하고 경제 주체들의 의욕을 부추겨야 할 경제리더십은 실종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다. 그동안 경제회생에 모든 것을 걸겠다던 청와대와 여당은 느닷없이 연정(聯政) 등 권력구조 문제를 들고나와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또 투자를 독려하면서도 수도권공장 불허, 출자총액제한 등 기업의 발을 묶는 규제는 여전하다. 경기회생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다. 정치논리 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확대를 투자부진의 최대이유라는 CEO포럼의 조사결과와 정책불투명과 리더십 부재를 경기회복 지연의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도 시사하는 바 크다. 정부ㆍ여당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