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9월 1일] 뒤늦게 출발하는 IPTV 성공하려면

미디어 컨버전스 시대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인터넷프로토콜(IP)TV가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출발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9일까지 사업자 허가신청을 받음에 따라 이르면 10월부터 실시간으로 인터넷 TV 시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의 서비스는 있었으나 이는 저장된 콘텐츠를 보는 것이어서 엄밀하게 실시간 IPTV라고 할 수는 없었다. 우리나라는 정보인프라에서는 앞섰지만 관계기관의 영역다툼으로 법제화가 늦어져 유럽이나 미국보다 5년이나 늦게 IPTV 방송이 이뤄지게 됐다. 그러나 지금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지상파 TV 콘텐츠의 동시 재전송 문제를 놓고 아직도 양측의 시각차가 현저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측이 지상파 TV 콘텐츠의 유료화 여부를 놓고 조만간 법정소송에 들어갈 조짐인 만큼 IPTV 업체와도 전송 대가와 관련해 치열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콘텐츠 동등접근’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업자 간 합의 후 승인’이라는 결론을 내린 만큼 IPTV의 전망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IPTV는 방송과 통신의 대표적인 융합서비스로 2012년까지 부가가치가 5조원 이상 되고 고용유발효과도 수만명에 이르는 등 산업파급효과가 높은 사업이다. 또한 이론적으로만 볼 때 채널 수가 한정돼 있는 케이블방송과는 달리 무한대의 채널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적 장점도 있다. 앞으로 국민들은 출연자의 프로필을 검색하거나 시청하던 물건을 리모컨으로 주문하는 쌍방향 서비스도 손쉽게 누릴 수 있다. 따라서 지상파 방송의 재전송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방송통신 분야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사업자들은 한정된 시장을 나눌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빈약한 콘텐츠 시장과 제한된 수용자 및 가용자본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기존 사업자와 진입자가 격렬한 경쟁에 나서야 할 입장이다. 초기의 케이블TV나 현재의 위성방송 등이 고전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아울러 인터넷 TV가 성공하려면 풍부한 콘텐츠 외에도 기기의 고도화나 새로운 시청행태의 창출 등 지속적인 수익이 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을 정립해나갈 필요가 있다. 정부는 제도적 장애요인을 신속하게 제거하고 업계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창출해야 IPTV가 이른 시일 내 자리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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