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통신업계 '3강구도'로 재편되나

구본무 LG회장 연쇄 회동 주목

국내 통신시장에 컨버전스(융합) 추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경쟁구도 재편 조짐이 일고 있다. 최근 구본무 LG회장이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을 비롯해 정보통신업계 CEO(최고경영자)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지난달 남용 LG텔레콤 사장 등을 대동하고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골프를 쳤다. 지난 20일에는 최태원 SK 회장을 만난 뒤 남중수 KT 사장 내정자와도만나면서 통신시장 3강 구도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 컨버전스가 경쟁구도 재편 기폭제 현재 통신시장의 구도는 크게 SK텔레콤, KTF, LG텔레콤[032640]의 이동통신 3강과 K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015940] 등 유선통신 3강으로 양분돼 있다. 그러나 통신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유무선통신과 방송ㆍ통신간 경계가 허물어짐에 따라 각종 M&A(인수.합병) 등 시장재편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유무선사업자의 고유 사업영역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인터넷 TV, 위성 및 지상파DMB(이동멀티미디어) 등 신규 서비스 부문에서도 컨버전스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통신시장이 유.무선 1위 사업자로 방송, 콘텐츠 계열사를 거느린 KT 그룹과 SKT 그룹에 제3의 종합 통신방송 그룹이 가세,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급부상하고 있다. ◇3강 구도 재편 급물쌀 최근 거론되기 시작한 통신시장 3강 구도는 새로운 얘깃거리가 아니다. 통신시장 '3강 구도' 정책은 지난 2000년 취임한 안병엽 전 정통부 장관때부터정통부가 추진해온 것으로 특히 2001년 후임으로 양승택 전 장관의 취임후에는 '비대칭 규제'(지배적 사업자와 후발사업자에 대한 차등규제)라는 새로운 용어까지 등장하며 더욱 강화됐다. 3강 구도는 KT와 SK텔레콤 등 '2강'에다 약세를 면치못하는 LG텔레콤, 데이콤,하나로텔레콤, 두루넷, 파워콤 등을 직ㆍ간접적으로 하나로 묶어 제3의 통신사업자군(群)을 형성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자간 경쟁을 통해 산업발전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더 큰 이익을 주겠다는 것이 3강 구도의 기본 취지다. 이같은 3강 구도에서 제3 통신사업자의 '축'으로 줄곧 거론된 기업은 LG였다. 안 전 장관이 지난 2001년 2월 대통령 신년업무보고에서 3강 구도 개편과 관련해 KT[030200] (구 한국통신)와 SK에 이어 제 3통신사업자로 LG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히면서부터 LG는 3강 구도 정착의 핵심 열쇠로 지목돼 왔다. 양 전 장관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동기식 사업자는 물론 제 3통신사업자로 LG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이듬해인 2002년 LG계열사인 데이콤[015940]이 파워콤의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LG의 통신 3강 진입 가능성이 잠시 대두되기도 했으나 2003년 하나로텔레콤의 경영권을 LG와 경합했던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이 인수하면서 엇길로 가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구 회장이 정보통신업계 주요 인사들과 연쇄 회동하면서 3강구도 부활 가능성이 수면위로 재부상하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이 진 장관에게 KT의 KTF 합병을 막아주고,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3강 구도 재편 가능성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다만 LG측에선 "매각 의사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LG가 빅딜을 전제로 성장모멘텀이 부족한 통신사업을 포기할 경우 통신시장이 2강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업계 관계자는 "3강 구도가 정착되려면 LG의 통신사업 역량 강화 여부와 하나로텔레콤의 향방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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