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시아에 또 모라토리엄 그림자"

LG경제硏 "은행들 연쇄 부도 가능성등 리스크 커져"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던 당시 러시아에 불어닥쳤던 모라토리엄(대외채무불이행)의 악령이 10년 만에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LG경제연구소는 19일 내놓은 ‘러시아 모라토리엄 재연되나’라는 보고서에서 “유가하락과 외국인투자가 이탈, 은행들의 연쇄 부도 가능성으로 러시아 경제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우선 원유와 천연가스가 전체 수출의 67%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자원가격의 하락은 성장세 둔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주식시장 역시 시가총액의 55%를 석유ㆍ가스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어 유가하락에 따라 주가지수 하락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하락의 와중에 러시아 정부의 투자환경 개선이 공염불에 그치고 지난 8월 그루지야와 전쟁까지 치르면서 외자이탈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고 연구소는 진단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용경색이 확대되면서 은행의 연쇄부도 가능성이 커져 러시아 국민들이 1998년과 2004년의 예금 인출 사태 공포를 떠올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광우 LG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신용경색이 다른 국가들보다 더욱 빨리 심화되면서 은행위기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1998년 모라토리엄 사태를 경험한 뒤 외환보유액과 석유안정화기금을 충분히 쌓으면서 외환위기나 외채위기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러시아는 10월 말 기준 4,847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확보해 총외채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이 92%에 이르며 1,974억달러에 이르는 석유안정화기금을 포함하면 130%로 높아져 해외채무 상환능력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